삼성, 반도체 역량으로 제록스·신도리코 '넘는다'

입력 : 2012-05-31 오전 10:16:08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첨단 반도체 기술과 광활한 서비스 네트워크를 무기삼아 글로벌 프린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 후지제록스, 신도리코(029530), 캐논 등 ‘터줏대감들’이 점유하고 있는 A3 복합기 시장에 속도, 화질, 편의성 등을 향상시킨 A3복사기와 A4 레이저 프린터·복합기 신제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경쟁태세에 돌입한 것이다.
 
일단 삼성의 경우 지난 5년간 꾸준한 연구 개발과 투자로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등 ‘실탄’은 충분히 갖췄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이번에 출시된 프린터·복합기 등 신제품 총 11종은 통상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에만 장착되는 1GHz 듀얼 코어 CPU가 최초로 적용됨에 따라, 최대 2배 이상 빠른 속도와 멀티 태스킹, 고성능·고화질·저전력을 구현해냈다.
 
또 단순 하드웨어 기기의 성능뿐만 아니라 유지 및 보수, 기술 지원 등 사후 서비스가 중요한 기업용(B2B) 시장 특성을 감안해, 기술 인력을 대폭 양성하고 설계 엔지니어들의 직무 전환 등을 통해 기술 영업력을 높이는 등 서비스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자기기의 스마트 기능이 강조되고 사후 서비스가 중요해지면서 자체 부품력 경쟁력에 넓은 유통망까지 갖춘 삼성전자에게 산업 여건이 유리해졌다”며 “특히 PC, TV, 에어컨 등 '지능형' 전자기기가 강조되면서 반도체 역량이 업계 선도 기업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역량으로 '점프업(Jump-Up)' 가능할까
 
최근 프린터 시장에도 ‘스마트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전자업계에서는 반도체 및 '스마트 컨셉' 에서 우위를 선점한 삼성전자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프린터 시장은 1300억달러 규모로, 이중 잉크젯 제품이 400억달러, 레이저 제품이 900억달러 규모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A3 프린터가 차지하는 시장은 550억달러 수준이다.
 
국내 프린터 시장의 경우 2011년 기준으로 1위 신도리코가 33.1%, 2위 제록스가 23%, 3위 캐논이 22.5%로 9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은 11.1%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삼성전자가 60% 이상의 점유율로 강세를 보여온 A4 복합기 시장에 비해, A3 시장은 신도리코, 제록스, 캐논의 3강 체제에 눌려 있는 모양세다.
 
프린터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복합기 부문에서 다소 약세를 보여왔고, 신도리코, 제록스 등의 기업은 그간 사업을 해온 역사가 있기 때문에 제품 경쟁력에 있어서 그 아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1990년 A4 레이저 프린터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현재 A4 레이저 세계시장 2위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며 “카메라, 에어컨 등 가전 부문에서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단기간에 '점프업' 했던 것처럼 프린터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업용(B2B) 시장에 최적화된 프린터, '최대강점' 
 
이번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신제품 프린터 라인업은 일반적인 기업의 업무 성향과 특성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A3 복사기의 터치 스크린은 스마트폰과 유사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Graphic User Interface)를 적용해 사용자가 관리자의 도움 없이 직관적으로 A3 복사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사용자 편리를 강화시킨 자체 개발 솔루션의 업그레이드 버젼도 함께 선보였다.
 
오픈 플랫폼(XOA)을 통해서 네트워크에 연결된 프린터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장치 관리 솔루션(SyncThru Admin 6.0), 기업내 모바일 프린팅과 스캔·팩스·문서처리 자동화를 위한 문서 관리 솔루션 (SmarThru Workflow 3.0), 보안 솔루션 (SecuThru) 등이 제공됐다.
 
또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반도체 기술의 강점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A3 복사기에 일체형 반도체(올인원 보드)를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기존 복사기에는 스캔, 프린트, UI 관리 등 각 기능을 담당하는 7개의 칩(Chip), 4개의 별도 보드가 필요하지만, 삼성은 이를 통합해 A3 복사기 전용 한 개의 칩과 올인원 보드를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해 부피는 줄이고 성능은 강화했다.
 
삼성전자 IT솔루션사업부 남성우 부사장은 "올해 글로벌 프린팅 시장이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두 자릿수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국내 A3 복사기 시장에서 1위, 3년내 세계 최고급 프린팅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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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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