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공중부양 전국운영위원회 진행'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강 비대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운영위 의장으로 참석해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진행으로 전운이 감돌던 구 당권파와 쇄신파의 분위기를 무마시켰다.
특히 강 위원장이 단상 위 의장석에 앉은 모습에서는, 그의 별명 가운데 하나인 '공중부양'을 연상시키듯 지면에 그의 다리가 보이지 않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어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실 이날 전국운영위는 부정경선 2차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선임과 이석기·김재연 의원 등의 출당에 대한 혁신비대위와 자칭 '당원비대위'의 이견으로 긴장감이 감돌았었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와의 회동설로 고초를 치른 민병렬 혁신비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 2차 진상조사 특위 위원 외부인사로 입당 3개월이 지난 조지훈 변호사가 포함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된 것이다.
조 변호사는 경기 성남에 당적을 두고 있는 소위 '경기동부연합' 출신으로 거론되고 있다.
6월 말 2기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구 당권파가 부산 출신 민 공동집행위원장과 울산연합의 세를 규합해 당직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2차 진상조사위의 활동을 통한 대반격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이석기 의원과 달리 김재연 의원이 활발한 활동과 함께 조윤숙·황선 후보자도 사퇴를 거부하며 3일로 예정된 서울시당기위의 출당 조치를 연기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어 충돌이 예상되기도 할 정도였다.
하지만 '강달프'라는 별명으로 친숙한 강 위원장은 특유의 구수한 말투와 함께 양측의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마다 "회의가 너무 길어지면 피곤하지 않겠느냐", "그럼 질의가 없는 것으로 알고 넘어가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으며 현장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지난달 12일 중앙위 폭력사태 등으로 전자회의와 같은 묘책을 내기도 했던 통합진보당의 형편을 생각하면 이날 전국운영위는 강 위원장의 진행으로 심각한 위기 없이 이어졌고, 이는 고스란히 생중계로 전국에 중계됐다.
강 위원장은 "이번 당직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국민여러분께 보여드려야 할 것이 있다. 무엇보다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던 불신의 눈길을 거둘 수 있게끔, 공정한 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신뢰 회복의 첫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본래 진보정당은 두 개의 심장을 갖고 뛰어 왔다"며 "하나는 진보적 가치를 담은 심장이고, 또 하나는 우리의 소중한 당원동지들이 담겨 있는 심장이다. 사회의 변화를 위해 골목골목 세차게 뛰던 그 심장이 지금 멈춰서 있다. 하나는 검찰에 의해 탈취 당했고, 또 하나는 국민들의 외면과 질타로 박동이 잦아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시 일어서야 한다. 지칠 줄 모르고 뛰던 그때처럼 진보정치를 회생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원만한 회의 진행과 향후 통합진보당 일정의 중요성을 역설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 위원장의 활약(?)과 전국운영위원들의 협조가 이어진 이날 회의는 다소 마찰이 있기도 하였으나 큰 위기는 없이 여러 현안들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다.
회의 결과 통합진보당은 6월 말까지 당원명부를 확정해 온라인과 현장투표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등 당 간부들의 선출을 마무리하고, 7월8일 2기 지도부 출범식을 갖기로 확정했다.
또한 비례대표 부정경선의 원인으로 지목된 당원투표율 50% 조항을 이번 선거에서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고, 윤상화 성남시 공동위원장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 확정했다.
아울러 검찰수사 규탄 및 당 혁신을 위한 특별결의문을 채택했고, 혁신비대위 권태홍·민병렬 위원을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인준했으며, 비례후보 선거비용 및 기탁금 관련 확정의 건, 예결산위원회 관련 당규 제정, 회계관리 관련 당규 제정 등의 건도 모두 통과시킬 수 있었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3일 서울시당기위 회의를 통해 이석기·김재연 의원 등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출당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