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고소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불을 지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4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인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최재영)는 국회의사당 근처에 사제 연기 발생기를 설치해 울타리와 조경용 장미 등을 훼손한 혐의(일반물건방화)로 기소된 김모씨(46)에게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불을 지른 장소가 소훼되지 않았고 공공의 위험이 구체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사회적 관심과 시선을 끌기 위해서 스모그 폭탄을 제작·설치해 터트리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을 뿐, 일반물건방화의 고의는 없었다"며 "이 행위는 결국 미수에 그쳤고 현행법 상 일반물건방화 미수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6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옆 인도에서 알코올 램프에 화약연료 혼합물을 넣고 불을 붙여 의사당 출입통제용 울타리 등을 훼손해 50만원 상당의 수리비가 들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조사결과 김씨는 고소한 사건이 예상대로 처리되지 않자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씨는 범행 당시 언론사에 국회의사당 근처에 설치한 폭탄이 5∼10분 뒤에 터질 것이라는 허위 제보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다수 생명과 재산에 큰 위해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범죄이므로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으나, 김씨는 "원심이 선고한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