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항공·해운업계가 최근 국제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이들 항공·해운업계는 유류비가 전체 원가의 약 30% 내외로 유가 변동성에 민감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WTI(서부텍사스유)는 지난 5월1일 배럴당 106.16달러를 기록한 후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지난 8일 배럴당 84.10달러까지 떨어졌다.
한달 만에 무려 22.06달러나 하락한 것이다. 두바이유와 브렌트유 가격도 연초 대비 급락했다.
국제 유가의 이런 하락세는,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 위기로 석유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진 때문이다.
국내 항공·해운업체들은 원가의 30% 내외를 유류비에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유가하락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현재 항공연료인 제트유 가격은 올해 3월 고점대비 19.5% 하락한 배럴당 110.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복진만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유가가 하락하며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제선 예약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7 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예약률은 구주노선이 90%대에 이르고, 미주노선도 8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컨테이너 선사들은 지난 3월부터 얼라이언스를 통해 선대 효율화에 나섰고, 이를 통해 운임을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실제 구조 항로 운임의 경우 지난해 TEU당 490달러에 불과했으나, 최근 1700달러 선을 유지하는 등 운임이 크게 올랐다.
여기에 이달부터 성수기 할증료(PSS Peak Season Surcharge)를 적용하기로 해 운임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한다면 연간 실적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