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천안함 최원일 전 함장이 '천안함 침몰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전 함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박순관) 심리로 11일 열린 신 대표의 공판기일에 나와 "(사고 직후 시점에)사고원인은 아무도 모른다. 모두들 정신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 하다보면 온갖 말이 다 나올 것 같아서 전화를 하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장이 "함구령을 한 건가"라고 물었고, 최 전 함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신 대표의 변호인이 국방부가 발간한 '천안함 피격사건 백서'에 담긴 사진이 '사고 직전' 영상을 캡쳐한 사진인지 여부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변호인은 '국방부는 이 사진이 천암함 사고 직전의 내부 모습이라고 하는데, 사진 속의 군인들이 해당 장소에서 발견된 전사자가 맞는지 실명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전 함장은 "법정에서 실명을 거론하고 싶지 않다. 별도로 종이에 적어서 주겠다"고 답변했다. 앞선 증인신문 과정에서 최 전 함장은 "감정이 복받치니 전사자의 실명은 이야기 안하면 좋겠다"고 변호인 측에 말한 바 있다.
이에 변호인은 "증인신문을 하는데 왜 알면서 답하지 않는가. 증언을 거부하는건가"라며 재차 실명을 밝혀달라고 했고 최 전 함장은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전 함장과 변호인 간에 실랑이가 오가자 방청석에 앉아 있던 천안함 전사자의 한 유족이 "죽은 사람들 갖고 뭐하는 거야. 조심해"라고 변호인 측에 큰소리로 말하며 일어났고 또 다른 유족이 이어 "유족들 생각도 해야지"라고 말했다.
재판장이 소란을 피운 방청객을 법정 밖으로 내보내자 변호인은 방청석을 향해 "뭘 조심하라는거야, 변호인한테"라며 말하고, 재판장에게 "변호인을 협박하는데 감치를 하던가해야지 이렇게 진행해도 되는 건가"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재판장은 "(방청객을)내보냈으니 이정도로 하자"며 "일단은 계급부터 물어보고 추후에 필요하면 증인에게 더 물어보라"고 말했다.
이후 최 전 함장은 "순찰 중인 당직자가 계단을 내려가면서 찍힌 걸로 봐서 사고 순간의 사진은 아닌 것 같다"면서 전사자들의 실명을 종이에 적어서 재판부에 전달했다.
그는 이어 "침몰되는 과정에서 대원들의 위치가 바뀔 수 있는 만큼, (국방부가 사고 직전이라고 밝힌)사진과 그 장소에서 발견된 전사자의 실명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 대표가 최 전 함장을 상대로 증인신문을 하려고 하자 최 전 함장은 "질문을 받지 않겠다. 대답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신 대표가 몇 가지 질문을 하는 동안 최 전 함장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증인석에 앉아 있었다.
신 대표는 지난 2010년 정부가 천안함 사고 원인을 은폐, 조작하고 있다는 내용을 퍼뜨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그는 "천안함이 좌초된 후 미 군함 등과의 충돌로 침몰한 것이 명백한데도 정부와 군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것처럼 원인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해 해군과 국방부 장관 등으로부터 고소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