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100일..대미 수출 문제점은?

실질적 수출 증가 5.5% 그쳐..중소기업 애로 ‘여전’

입력 : 2012-06-12 오전 11:21:44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발효 100일.
 
대미 수출기업들의 평가는 양호했지만 이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기대치에 불과했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여전해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2일 발표한 ‘한미FTA 3개월, 효과와 활용애로’에 따르면 대미 수출기업의 72.6%가 “기업 경영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유보한 기업은 24.5%였으며, ‘부정적 평가’를 내린 기업은 2.9%에 불과했다.
 
전체적 평가는 양호했지만 이는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기대치였다.
 
FTA 발효로 인한 혜택을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은 ‘수출상담 증가’(59.1%)를 꼽았다. ‘수출 증가’는 단 5.5%에 그쳤다. 미국 바이어들의 상담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기대치는 높아졌지만 실질적 수출로는 아직 이어지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별 혜택이 없다”는 대답도 35.4%에 달했다.
 
미국시장 진출 확대 여부를 묻는 질문엔 56.2%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진출을 확대했거나 또는 추진 중인 기업’은 43.8%였다. 유럽발 쇼크로 세계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신중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FTA 활용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물은 결과, 중소기업의 경우 “원산지 증명 및 관리가 어렵다”는 대답이 71.5%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국시장 진출 노하우와 네트워크 부족’(52.4%), ‘진출에 필요한 자금과 인력 등 역량 부족’(48.6%), ‘미국 바이어의 소극적 태도’(32.9%) 순으로 뒤를 이었다.(복수응답)
 
◇대·중소기업 한미FTA 활용애로 비교(%.복수응답). 출처:대한상공회의소
 
반면 대기업들은 ‘원산지 증명 및 관리의 어려움’이 38.5%로 전체 4항목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으나 해당 항목에 대한 중소기업의 부담(71.5%)과는 큰 격차가 있었다. ‘미국시장 진출 노하우와 네트워크 부족’(15.4%)과 ‘진출에 필요한 자금과 인력 등 역량 부족’(11.5%) 등의 어려움도 비교적 적어 중소기업과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미국 바이어의 소극적 태도’(23.1%)에 대한 지적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의 FTA 지원 시스템 활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34.6%만이 “있다”고 답해 이용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없다”는 응답은 65.4%였다.
 
대한상의는 이와 관련해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자원과 노하우가 부족해 환경 변화 대응이나 새로운 사업기회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는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신청을 기다리는 데스크형 지원에서 직접 방문하는 방문판매형 지원 서비스를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일과 5일, 양일간 국내 대미 수철업체 400개사를 대상으로 전화 또는 팩스를 이용해 진행됐다.
 
한미FTA는 극심한 정치·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끝에 지난 3월15일 공식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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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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