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장비 업체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한다."
웅진에너지가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태양광 업계에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면서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기술로 위기 정면 돌파에 승부수를 던진 것.
웅진에너지(103130)는 올해 초 와이어에 붙인 다이아몬드 연마용 입자로 잉곳을 얇게 잘라 웨이퍼를 생산하는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기술을 본격 도입해 웨이퍼를 만들고 있다.
지난달 31일 취임 200일을 맞은 이재균 사장(사진)이 생산을 개시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자는 제안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이 사장은 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장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같은 고가의 장비라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일으킨 변화의 결과는 내부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웅진에너지는 2분기 들어 월 500만장의 웨이퍼 생산이 가능해져 지난 1분기(월 400만장)에 비해 생산성을 25%나 개선했다. 새 장비 도입 초반 80% 중반에 불과하던 수율을 90%대로 끌어올렸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웅진에너지는 여세를 몰아 오는 8월쯤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수준의 수율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생산 안정화 단계 진입의 턱밑까지 온 셈이다.
제일모직(001300) 전자재료 부문에서 전무를 역임한 이 사장은 적용 시기를 저울질 하던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방식 기술 도입하는 등 강한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 초반에 손실을 보더라도 생산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빨리 발견해 기술을 선점하자고 내부 구성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이 사장은 출근 뒤 가장 먼저 영업라인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선파워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다양한 거래선의 확보를 지시하고 관리 부문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연구소에 집중되는 구조였다면, 지금은 연구개발과 영업관리를 동등하게 지원해주는 구조로 변모했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웅진에너지의 업력이 5년에 불과해 내부적으로 탄탄한 조직을 정비하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내부적인 균형이 잘 잡혀 있어야 하는데, 그간 균형점을 잡지 못했던 것 같다"고 진단하고 "내부 구성원의 소통을 강화해 올해 도약의 시기를 만들자"고 직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외부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적 개선이라는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웅진에너지 관계자는 "5월부터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웨이퍼의 매출 원가가 개선되고 있고, 8월쯤 92~93%의 수율에 도달해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이라며 "웨이퍼 가격도 지금처럼 하락폭이 계속해서 둔화된다면 4분기에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