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승진을 마다하는 직장인들이 있을까? 정답은 '있다'다.
올해 12월 차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고위 공무원들이 대표적으로 승진에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 정권이 바뀌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5년에 한번씩 바뀌는 정권에 비해 공무원들의 업무 연속성은 훨씬 길어 보이지만 1~2급 이상 고위 공무원은 정권과 운명을 함께 하며 다음 정권에서 내쳐지는 게 현실이다.
특히 최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서로 승진인사를 꺼리며 금융위 인물들이 의지와 관계없이 재정부로 옮겨가야 할 듯한 분위기가 이를 잘 대변하고 있다.
19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재정부와 금융위 고위공무원들 사이에서 공기업 사장급 인사와 1급 승진을 고사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권 바뀌면 잘리는데 누가 공기업 사장으로 가려고 하겠냐"며 "
승진도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인지 금융위 인물들의 재정부 이동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올 11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증권금융 사장 자리에 박재식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박재식 원장은 재정부 출신으로 올 2월 FIU원장이 됐다. 만약 증권금융 사장 자리에 갈 경우 후임으로 재정부 인사가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 단장 자리도 전통적으로 재정부 자리였지만 이 자리도 금융위에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권말 인사 이동에 부담을 느낀 재정부 고위 공무원들 때문에 이번 만큼은 현직 금융위 간부들을 중심으로 한 이동설이 나돌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재정부에서 정권 말기 승진을 고사해 금융위에서 어쩔 수없이 가야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