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헤지펀드에 대한 높은 규제는 한국 헤지펀드 시장의 효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14일 헤지펀드 전문가들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형 헤지펀드-새로운 도전과 기회' 국제 컨퍼런스에서 한국의 헤지펀드 시장이 발전하려면 금융당국의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 시장에서 문제가 됐던 공매도에 대해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윌리암 더글라스(Willam Douglass) K2 회장은 “한국에는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못하게 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많은 사람들이 공매도가 시장을 크게 하락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지만 사실 공매도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시장 입장에서는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풀어져야 한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에릭 피터스(Eric Peters) 그랜트 캐피털 파트너스 회장은 “사실 공매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며 “헤지펀드는 주가 상승기 시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이 덜 올라가도 시장이 하락할 때 벤치마크보다 덜 떨어지는 것이 매력적인데 이렇게 하려면 공매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아시아 펀드매니저들은 보편적으로 롱 온리 매니저들이 많기 때문에 잘하면 좋겠지만 사실 시장이 하락할 때 적절히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헤지펀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규제가 너무 높은 것도 한국 헤지펀드 시장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글라스 회장은 “헤지펀드에 대해 계속 규제를 만들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그렇다 보니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것에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며 “이는 결국 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다만 너무 낮은 진입장벽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다.
피터스 회장은 “헤지펀드 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너무 낮추게 되면 문제가 있는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진입해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며 “결국 너무 높지도 그리고 너무 낮지도 않은 적정 수준의 진입장벽을 만들어야 투자자보호도 되고 긴 안목에서 헤지펀드 시장의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행사 기조연설에서 “국민연금은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대체투자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한국형 헤지펀드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추경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형 헤지펀드가 자생적으로 성장한 외국과 달리 국내 제도의 틀 안에서 태동한 만큼 해외의 경험을 따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관련 법제를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능력 있는 사업자의 시장 참여를 이끌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고 해외 대형 프라임브로커리지와 협력하는 등 시장 확대를 지원할 것”이라며 “그 밖에도 투명성과 건전성 제고를 위해 감독과 규제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헤지펀드-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열린 이번 국제컨퍼런스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출범 6개월을 맞이해 국내 헤지펀드 시장의 향후 발전전략에 대해 논의키 위해 자본시장연구원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뉴욕헤지펀드하운드테이블(New York Hedge Fund Roundtable)이 공동으로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