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은행이 대출 규제와 경쟁 심화로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수수료율이 높은 보험 판매에 다시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단기이익을 위해 은행이 보험 판매에 치중할 경우 불완전 판매 등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 6개 시중은행 1분기 방카 수익 급증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하나, 신한, 우리, 가업, 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지난 1분기에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은 1조83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방카슈랑스를 통한 수수료 수입은 2292억원으로 전년(1636억원)대비 556억원, 전기(1766억원)대비 426억원 (35%) 급증했다.
이 중
KB금융(105560)의 1분기 방카수수료 수익은 757억원으로 1년전 (533억원)에 비해 42% 급증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7년 1881억원이던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입이 2008년 1702억원, 2009년 1319억원, 2010년 1472억원, 2011년 2055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국민은행 당기순이익(2조465억원) 중 10% 이상은 보험 판매를 통해 챙긴 수수료라는 얘기다.
우리(380억원) 신한(376억원) 하나(366억원) 기업(339억원) 외환(74억원)은행도 방카슈랑스를 통한 수수료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기업은행은 비이자이익에서 방카슈랑스 부문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21.2%까지 확대됐다.
◇ 예금 받아봤자 손해..수수료 챙기는 방카슈랑스에만 '관심'
은행들이 방카슈랑스에 적극적인 이유는 '짭짤한' 수수료 수입 때문이다. 펀드 판매 수수료는 1% 미만인 반면, 보험 판매를 통해 챙기는 수수료가 평균 3~4%로 높은 수준이다.
월보험료 10만원 납입기간 10년인 상품의 수수료율이 3.0%일 경우 은행은 36만원(총 보험료 1200만원의 3.0%)의 수수료를 챙긴다는 얘기다. 연금저축보험 판매시 첫 해 수수료율이 15~17% 에 달하는 은행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과 예대금리차가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은행들이 수신을 늘려봐야 오히려 손해"라며 "수수료가 높은 방카슈랑스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은행이 단기 이익을 위해 보험 판매 경쟁에 뛰어들수록 불완전 판매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데 있다.
보험소비자연맹 관계자는"방카슈랑스 채널이 많아지면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며 "은행에게도 판매에 대한 책임을 묻고, 과도한 판매수수료를 제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