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소셜커머스 선두기업인 쿠팡과 티켓몬스터의 성장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중순까지 이커머스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25일 소셜커머스 메타사이트인 ‘다원데이’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과 티켓몬스터의 월거래액은 지난 12월을 기점으로 4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 사이트에서의 상품 판매수치를 근거로 작성된 자료로서 100% 정확하진 않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티켓몬스터가 보도자료로 그 수치를 인용할 만큼 어느 정도 신뢰성을 갖추고 있다.
트래픽 추이는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 역성장에 접어든 것이다.
온라인 리서치기관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홈페이지 열람횟수, 즉 페이지뷰가 지난 6월 정점을 찍은 이후 완만한 속도로 줄고 있다.
사실 소셜커머스 사업모델에 대한 회의론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과다 마케팅비용 지출, 저조한 수익률, 지나친 노동집약적 구조, 저급한 서비스 품질에 따른 소비자 외면 등이 지적 받으며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는 게 주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웃듯 성장은 지속됐지만 어느 정도 그 논란이 정리된 지금에서 성장 정체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시장 규모의 한계를 꼽는다.
초기 소셜커머스 기업들은 “한국은 도시인구가 3000만명이 넘고,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30% 수준으로 잠재적인 소비자와 파트너사 모두 탄탄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소셜커머스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지역 기반의 영세상인은 더 이상 늘지 않고 있다. 실제 상품을 보더라도 이제는 새로운 것 없이 기존에 했던 것을 반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용자 측면에서도 회원수는 더 이상의 팽창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한 대형 소셜커머스 대표는 “애초 생각했던 만큼 시장이 크지 않다”며 “구조조정의 손길이 조만간 대형 기업에게도 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사업모델이 한계를 맞았다면 혁신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계속 실패해 문제다. 결국 소셜커머스 기업들은 상품을 다변화하는 식으로 몸집 불리기를 택했다.
포털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이들이 다루는 상품을 살펴보면 ‘오픈마켓이나 쇼핑몰과 다른 게 뭐가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딱히 새로운 게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도 지난 1년간 혁신 부재를 지적하며 향후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류 소장은 “로컬사업자와의 깊은 유대감 형성, 소비자 만족, 플랫폼 제휴 다변화 등이 이뤄져야 했지만 과열경쟁 등 소모적인 일에 힘을 낭비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에서의 소비자는 굉장히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빠르게 모이는 만큼 빠르게 흩어지는 속성이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신규 비즈니스 발굴에 총력을 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영효율화에 따라 한번 더 도약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과 위메프의 경우 2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이는 인터넷업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라며 "이제 거품이 빠지고 비용절감이 이뤄지면 성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