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스트레스 때문에'..KB국민銀 행원들 하소연 들어보니

연초 KPI에 저원가성예금·가계대출연체평가 포함

입력 : 2012-06-27 오전 9:55:53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KB국민은행이 저원가성예금과 가계대출연체관리에 은행 역량을 집중하면서 행원들이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연초에 확정되는 은행 경영성과지표(KPI) 항목 가운데 경영현안에 저원가성예금과 가계대출연체관리가 포함되면서 이들 항목에 대한 실적 관리에 상당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 은행 경영성과지표(KPI) 항목 중 경영현안에 저원가성예금과 가계대출연체관리를 포함시켰다.
 
KPI는 은행원들의 연간 성적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승진, 연봉 등을 결정하는 잣대로 활용되는 지표다. KPI에서 특정 항목의 배점을 높이면 은행원들은 이 항목에서 좋은 실적을 내기 위해 전력투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KPI 조정은 일선 영업점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박에 없다.
 
특히,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KB국민은행의 경우엔 KPI 항목에 '경영현안'이라는 특이한 항목이 있다. 대내외 상황의 변화를 대비해 공란으로 비워둔 이 항목은 은행 경영진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 활용한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스마트뱅킹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최근 상황에서 KPI의 경영현안 항목에 스마트뱅킹을 포함시켜 행원들의 영업력 집중을 높인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경영현안에 스마트뱅킹이 포함되면서 지난 26일 KB국민은행의 스마트폰뱅킹 서비스인 '스타뱅킹' 가입자는 금융권 최초로 4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신한은행 280여만명, 우리은행 278만여명, 하나은행 75만여명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문제는 연초에 확정된 KPI에 변화가 생기면서 행원들이 실적 압박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 입장에서 급여이체나 카드결제 계좌 등 저원가성예금은 펀드, 방카 등 추가적인 영업 확대가 가능해 긍정적인 효과가 크지만, 행원들의 금융상품 영업에 있어선 가장 어려운 영업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급여이체의 경우엔 회사마다 지정 은행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다 고객들은 한 번 급여이체 은행을 지정하면 쉽게 변경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한 행원은 "은행이 직접적으로 할당량을 부과하지는 않지만 저원가성예금 유치에 압박을 준다"며 "예·적금이나 펀드처럼 상품 판매가 아닌 은행 계좌를 바꾸는 것이 고객 입장에선 부담이 있는 듯 보인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행원도 "저원가성예금 유치에 대한 은행 실적 압박에 스트레스가 많다"며 "일반 고객들에게 영업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아 지인들에게 요청하기도 하지만, 결제계좌 변경에 따른 불편함 등으로 거절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저원가성예금 외에 가계대출연체관리에 대한 행원들의 압박감은 더 크다.
 
지점내 연체 이자의 합보다도 훨씬 못 미치는 가계대출연체 목표량을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미 부실연체로 대출금 회수가 불가능한 고객을 찾으러 지방으로 외근을 나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영업점에서 대출을 담당하는 한 행원은 "현재 지점의 연체관리 목표는 가계대출연체 순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기존 지점의 연체가 50억원 가운데 매달 새로 연체를 시작하는 금액만 15억원이 넘어 목표를 채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금 회수가 불가능한 고객은 전화를 해도 없는 번호인데다 집을 찾아가도 이사하고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가계대출연체관리를 위해서 초본을 발급해 최초 전입지인 지방까지 간 적도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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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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