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성장률 3.3%로 대폭 하향..유럽위기 영향

지난해 말 전망치보다 무려 0.4%p 낮춰 잡아
정부도 투자 불확실성 인정..투자 대책 포함

입력 : 2012-06-28 오후 4:30:0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정부도 성장목표를 대폭 하향 수정했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당초 지난해말 전망했던 3.7%보다 0.4%포인트 낮은 3.3%로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위기대응책으로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의 과감한 정책보다는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장기적인 체질개선에 주안점을 뒀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보고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기관들이나 국책연구소, 시장에서 전망하고 있는 올해 성장률과의 차이를 최소화하고 정부의 성장전망치를 최대한 냉정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0%에서 3.5%로 내려잡았고, LG경제연구원은 당초 3.4%에서 3.0%까지 하향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우리나라가 올해 3.3% 수준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으며, 한국은행 역시 정부의 3.7% 성장전망에 비관적인 입장을 내놨다.
 
최 국장은 "당초 유럽 재정위기가 1분기에 극대화됐다가 2분기부터 해소되면서 하반기부터는 해소된다는 전망을 했는데, (위기 해소의 시점이) 좀 지연되고 있다"며 "하방위험이 아직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국장은 그러나 "하반기 이후에는 세계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미국이나 중국도 하반기에 더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고, 그런 점에서 기본적으로 상저하고로 갈 것이라는 기대는 하고 있다"고 하반기 회복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정부가 하반기 회복을 기대하는 데는 성장전망 하향과는 별개로 고용과 물가, 경상수지 등의 지표들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고용이 당초 전망인 28만명보다 많은 4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물가도 상반기에 둔화된 상승세를 이어서 2.8%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물가상승률 전망은 3.2%였다.
 
경상수지 역시 당초 160억달러 흑자에서 180억달러 흑자로 상향전망했다.
 
최 국장은 "작년 말에 올해 전망을 할 때보다 지금의 유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상품수지가 나빠졌지만, 서비스수지는 작년 1~4월보다 올해 1~4월에 25억달러 이상의 적자폭이 줄었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고, 해외건설수지도 올해 생각보다 좋다. 경상수지는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는 2.5%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작년 소비제약요인이던 물가와 임금 여건이 개선되면서 소비 증가에 기여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교역요건도 좋아 실질소득 증가율이 성장률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설비투자도 올해 5.9%로 작년 3.7%보다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위기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수출동력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면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도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은 인정하고 있다.
 
최상목 국장은 "자동차나 반도체 수요는 어느 정도 기대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불확실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서 하반기 대책에 투자부분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건설투자 역시 2.1%정도 증가하겠지만, 지난해 -5%의 기저효과 때문에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투자활성화대책과 함께 건설사업에 대한 지원방안과 구조조정계획을 포함시켰다.
 
최 국장은 "3.3% 성장은 만족스럽진 않지만, 민간연구기관장들도 3%성장하면 선방한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대외여건이 좋지 않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성장률 목표를 아주 높게 잡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화끈한 정책들을 하기보다는 성장률 자체를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서 제시하고 체력을 보강 및 재정여력을 비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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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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