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원자력 발전은 우리나라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한 원천임에도 국민들은 '원전'이라고 하면 일단 불안감부터 앞서는 게 현실이다.
방사능이나 체르노빌 사고가 함께 떠오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 관련해서 세 번의 초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와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운전원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했으며, 지난해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사고는 천재지변에 따른 것이었다 .
체르노빌은 사고 당시 31명이 죽고 피폭으로 인해 5년 동안 7000여명이 사망했고, 70여명이 치료를 받았다. 스리마이섬의 경우 격납 건물이 방사선 확산을 차단하면서 피해가 적었다.
우리나라의 원전은 모두 스리마일섬과 같은 가압수형원자로 설비기 때문에 안전하며,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외부전원 일시 차단에 따른 경우까지 대응하고 있으므로 안전하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원전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강조해 왔지만 사실상 경제성 쪽에 무게를 두고 원전 정책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최근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정부 각료로서 이례적으로 원전 확대는 '경제성' 때문이 아닌 '안전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 장관은 "연초에 고리 1호기가 국민들을 놀라게 했지만 2005년 이후 중요 고장은 딱 1번 있었다"며 "원전을 확대하는 것은 경제적 측면보다 안전성이 담보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도 "상식적으로 원전이 안전하지 않으면 어떻게 가동하겠느냐"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의 안전 점검 결과까지 부인하니까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정부의 이 같은 적극적인 해명에도 국민들이 이를 수긍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국내에는 원자력발전소 이외 지역에 대한 방사능 방재·방호 대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회 행정안전위 유정복 의원에 따르면 소방방재청은 전국에 548벌의 방사선 보호복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중 62%는 사용 기한이 지났다. 방사선양율 측정기는 전국에 1811기가 있으나 사용 기한이 지난 기기는 전체의 78%에 달한다.
원전·방사능 사고시 출동하는 구조 인원도 전문성이 결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119구조단 및 시·도 등 긴급구조대' 현황을 보면 총 인원 372명 가운데 관련 전공자는 5.4%뿐이다. 화공기사·방사선 비파괴검사 등 자격증 보유자도 9.9%에 불과하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도 원전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데 안전하기 때문에 원전을 운영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정부가 원전에 대해 무조건 안전하다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지진·홍수·쓰나미 등 자연재해뿐 아니라 인재·화재·테러에 견딜 수 있도록 해야 모의 시험들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