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인터넷 배너광고를 통해 제품의 판매 가격보다 값싼 것처럼 광고함으로써 소비자를 유인한 것을 허위광고로 보고 업체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공정거래위워노히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특히 인터넷상 배너광고가 허위광고인지 여부 등을 판단할 때 광고자의 주관적 인식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향후 온라인 오픈마켓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주)이베이코리아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베이의 입점업체가 띄운 해당 배너광고의 경우 사업자가 광고를 직접 제작하지 않았다고 해서 허위광고를 한 것이 정당화되기는 어렵다"며 "사업자가 전자상거래법상에서 금지하는 허위·과장광고를 할 때 반드시 그 행위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포털사이트에 광고하기 전에 입점업체가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지 확인해 재고가 충분치 않을 경우 광고에 포함시키지 않거나 그 같은 사정을 명시해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이베이는 해당 배너광고를 하면서 이 같은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결국 입점업체는 재고가 없자 해당 상품을 상품정보 화면 등에서 임의로 삭제해 상품을 검색할 수 없게 됐는데도, 이베이가 네이버에 설치한 배너광고에는 광고상품이 여전히 표시되도록 방치한 잘못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베이는 2008년 7월경 네이버에 '나이키 세일 7900원'이라는 배너를 설치해 여름용 캐쥬얼 슬리퍼(일명 쪼리)를 판매한다는 광고를 냈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가 나이키 쪼리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옵션 주문을 통해 '+13900'으로 표시된 부분을 선택해야 해 결국 2만1800원을 결재해야 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이베이는 또 2008년 8월20일~24일 네이버에 '나이키 9900'이라는 배너광고를 설치했지만 8월22일부터는 소비자가 배너를 클릭해도 이 상품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공정위는 '허위·과장광고로 소비자를 유인했다'며 이베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1000만원을 납부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이베이는 "해당 배너광고의 허위·과장성을 주관적으로 인식하고 광고한 것이 아니다"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