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서울시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정비계획안 통과에 소형주택 30% 반영이 일종의 '조건 룰(rule)'로 굳어질까 재건축 주민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
강남구 개포주공2,3단지에 이어 서울시가 최근 개포시영 재건축 아파트의 주택재건축정비구역지정을 소형주택 30.7% 건립안을 반영해 통과시킨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개포시영에 대해 용적률 249%, 건폐율 20%를 적용해 최고 35층의 공동주택 2318세대 신축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주택은 전체 건립 세대수의 30.7%에 달하는 712세대가 건설될 예정이다.
개포주공1단지와 4단지는 이같은 소형주택 비율 30%를 채우지 못했고 아직 시의 정비계획안을 통과하기 전이다.
개포주공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장덕환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추진위원장은 "소형주택 비율을 27%로 서울시에 안을 제출한 상태지만 아직 2주째 소위원회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장 위원장은 또 "개별 단지별 특성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내부 가이드라인 제시하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개포주공4단지의 소형주택 비율 27% 안은 당초 계획안인 23.5%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개포주공1단지는 전체 6518가구의 22.4%를 소형주택으로 재건축 하는 안을 제출했지만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가 심의 보류된 상태다.
개포1단지 한 조합원은 "시에서 하자는 대로 하면 조합이나 추진위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1단지는 그나마 당장 심의 통과를 위해 더 많은 것을 잃지는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주공1단지는 초대형 단지로 수정안에 따른 소형 증가분만으로도 타 단지 증가분을 모두 합한 것 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조례 상 재건축 단지의 소형주택 비율은 20% 이상만 충족하면 되는만큼 암묵적인 가이드라인으로 기준을 모호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서비스사업 팀장은 "결국 20%만 넘기면 합법적인 조건을 채운 것을 의미한다"며 "기본을 채웠을 경우 지나치게 획일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또 "도계위라는 주체를 통해 시에서 간접적으로 제약하는 것이긴 하지만 인허가권자로서 재건축안의 통과 근거를 모호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은만큼 30%가 필요조건이라면 시의 조례개정을 먼저 하는 게 혼란을 줄이는 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