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페리는 서브컬처 아는 유일한 브랜드"

그래픽디자이너 박훈규 인터뷰

입력 : 2012-07-03 오후 3:51:51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시작하는 것, 그것이 비록 성공의 보장이 없더라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05년 출간된 책 <박훈규 언더그라운드 여행기>에 나오는 구절이다. 밑줄을 긋기 위해 여러 번 펜을 들어야 할 만큼 그의 책은 신선했다. 제도권에서 벗어나 낮은 비행을 하는 그래픽디자이너 박훈규의 삶이 가감없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일까.
 
수년이 흘러 국내 정상급 그래픽 디자이너로 성장한 지금도 그는 여전히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찾아 다닌다. 최근에는 콘서트 공연장에서 그의 이름이 자주 발견된다. 그는 현재 '보다(view)'와 '음악(music)'의 조합어인 '뷰직(VIEWZIC)'이라는 이름의 그룹을 이끌며 '미디어 그래픽디자인'이라는, 대중에게는 다소 낯선 영역을 탐험 중이다.
 
캐주얼 의류브랜드 프레드페리의 든든한 후원도 받고 있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프레드페리 서브컬처 뷰직세션 2012>라는 타이틀로 음악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실험을 대중에게 선보인다. KT&G상상마당 공연장 뒤편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를 만났다. 
 
- '프레드페리'와 작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서브컬처(subculture, 하위문화)'를 알고 있는 유일한 브랜드다. 그들에 대한 신뢰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 이제까지 다양한 밴드들의 음악을 미디어와 결합했다. 밴드마다 각기 개성이 다르다보니 작업이 매번 쉽지 않을 것 같다. 박훈규 또는 '뷰직'만의 작업 노하우가 있다면?
 
▲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내가 하는 일(디자인)에 포함한다. 나는 15년 경력의 디자이너이며, 2004년부터 공연을 시작했다. 매번 콘셉트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것 또한 내직업의 숙명이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업이나 밴드가 있나?
 
▲ 현재까지는 단연 카입(Kayip)과 이승열의 공연이다. (이번에 작업한) 이디오테잎의 공연도 괜찮았다.
 
- '이디오테잎' 공연의 경우 어떤 부분에 특별히 초점을 맞췄나?
 
▲ 이번 공연은 '이디오테잎+뷰직'의 공연이다. 그리고 내가 주도한 공연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반씩(음악 50%, 비주얼 50%) 할 일들을 했다. 이디오테잎과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이라면 모두들 쉽게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연주곡들로 공연 레퍼토리가 이루어져 있다. 가사가 없는 팀이다. 이 팀은 빛(Light, LED)로 시각적 가사를 전달해야 하는 팀이다.
 
 
 
 
 
 
 
 
 
 
 
 
 
 
 
 
 
 
 
 
 
 
   ▲ <프레드페리 서브컬처 뷰직세션2012-이디오테잎> 공연 중 한 장면.
 
- 무대의 스크린을 통해 신문이나 TV, 그래픽노블 등 기존의 여러 미디어를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다. 특히 이번 이디오테잎 공연에서는 군사정권, 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엿보이기도 했는데. 이것은 이디오테잎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은 것인가, 아니면 '뷰직'이 현 시점에서 던지고 싶은 사회적 메시지인가?
 
▲ 이디오테잎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그들 곡의 콘셉트를 절대 알 수 없다. 영상의 시각적 해석은 이디오테잎의 해석 50%와 나의 해석 50%로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내 맘대로 만든 곡들이 대부분이긴 한데 다음 번 공연에 다시 와서 한번 맞춰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 앞으로 영상에 담아내고 싶은 기성 미디어, 혹은 실험해보고 싶은 장르나 주제가 있다면?
 
▲계속 고민중이고 공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한 실험이 계속 될 것이다.
 
- 요즘 눈에 띄는 밴드는? 앞으로 함께 작업해 보고싶은 밴드가 있나?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8월), 그리고 9월, 11월, 12월에 함께할 뷰직세션의 팀들과 게스트가 있다. 8월까지의 팀만 현재 밝힐 수 있어서 죄송하다. 우리 나름대로 가장 공연하고 싶은 핫한 팀들과 2012년에는 공연할 예정이다.
 
- '언더그라운드'와 '오버그라운드'를 넘나들며 전방위로 활동 중인데 세상에 없는 길을 개척해 간다는 것이 힘들지는 않나? 애로사항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어떤 일이나 다 힘들다고 생각한다. 한 번의 공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더 힘든 것이고, 잘 만들어진 공연은 기대치가 한 단계 더 높아지게 되어 힘들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언더나 오버를 나눠가며 고민하지는 않는다.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할 것이다.
 
- 향후 계획은?
 
▲상상마당 아카데미에서 진행중인 '파펑크 뷰직 스튜디오(PARPUNK's VIEWZIC STUDIO)'라는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하반기부터 뷰직 스쿨(VIEWZIC SCHOOL)로 개편할 예정이다. 기존 10주짜리 프로그램을 20주로 늘릴 예정이며, VDMX와 MAD MAPPER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대한 교육이 추가된다. 강사도 뷰직팀의 이영호(aks zzzic)가 합류한다. 매우 유익한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이 될 예정이다. 그리고 12월 말까지 <프레드페리 서브컬처 뷰직세션>은 매달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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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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