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경제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국내 총생산(GDP) 갭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표명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융통화위원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계경제 성장의 하방위험이 과거보다 더 커지고 있는 점이 기준금리 인하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플러스였던 작년과 달리 지금은 GDP 갭이 마이너스로 돌아선데 따른 선제적 대응"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GDP갭이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한 나라 경제에서 달성할 수 있는 잠재 GDP와 실제로 한 나라 경제에서 생산한 실질 GDP 간 차이를 말한다. GDP갭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물가 하락을 동반한 경기 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김 총재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에는 의사결정이 더딘 것이 과거의 경험이고 인하는 빨리 결정되는 것이 모든 나라의 패턴"이라며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선제적인 통화정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하 조치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김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한대로 적절히 움직인다면 올해보단 내년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상반기가 이미 지난 올해는 0.02% 성장하고, 내년에는 0.0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와 물가 상승을 동반하는 문제에 대해선 그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김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 가계부채가 0.5%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면서도 "전체 가계대출의 95% 정도가 변동금리 대출이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가계부채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가 올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고, 내년엔 0.04% 물가를 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 자체로서는 물가에 심각하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와 중국 인민은행 등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서는 상황에서 한은이 정책공조를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김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이번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재정정책과 관련해 국제공조를 강조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통화정책은 서로 협의해서 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는 "한 나라의 금리 수준이 다른 나라의 변화와 상관없이 우래대로 가겠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통화정책을 국제공조로 공식화하는 것은 보지 못했지만, 글로벌 상황에서의 여건은 고려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중국이 내수 위주의 성장과 수출 위주의 성장 가운데 수출 위주의 성장이 우리경제에 더 도움이 된다"며 "내수 위주의 성장은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지만, 단·중기적으로는 우호적이지 않은 형태로 움직일 여지가 많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3.25%에서 3%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 2009년 2월에 0.5%포인트 인하한 뒤 41개월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