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 기준(안)'을 두고 이동통신사와 콘텐츠사업자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이통사들은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꼼꼼하게 제시돼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반면, 콘텐츠사업자들은 기준 자체가 통신사 이익만을 반영해 '망 중립성' 원칙을 위배한다고 지적했다.
◇이통사 "기준안 너무 엄격"..트래픽 관리는 당연한 통신사 의무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지난 13일 열린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 및 이용과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에 관한 토론회에서는 트래픽 관리 기준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김효실
KT(030200) 망가치제고 TFT 상무는 "이날 발표된 내용에 단서 조항이 너무 많이 경직되게 들어가 있다"며 "이 부분이 삭제되거나 조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태철
SK텔레콤(017670) CR전략실 전무는 "트래픽 관리는 통신사업자들이 당연히 해야 할 책임이자 의무"라며 "망에 문제생겼을 때 책임은 통신사들이 져야 한다. 책임의 주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트래픽 관리는 당연한데 트래픽 관리를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032640) CR전략실 상무는 "기준안이 요구하는 정보가 사업자 내부정보도 포함돼 있어 사업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많다"며 "표현의 방법이나 세밀한 부분은 완화 또는 삭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사업자 "망 중립성에 위배"..소비자단체 "이용자에 대한 고려 없어"
콘텐츠 사업자들은 이번 기준안이 망 중립성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병선
다음(035720) 이사는 "통신사들이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을 차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망 중립성의 위반이자 전기통신사업법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통위가 통신사들의 서비스 정책을 열거하면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며 "의도하는 바와 달리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종호
NHN(035420) 이사는 "트래픽을 관리하겠다면서 망 과부하에 전혀 문제가 없는 mVoIP을 차단하는 것은 통신사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충돌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 이사는 "통신사들이 원치 않는 서비스는 트래픽 부하 여부와 관계 없이 차단할 수 있다면 신생 기업들은 자신의 서비스에 언제 차단될 지 몰라 불안하다"며 "새로운 기술의 출연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기준안 자체가 사업자들의 이해관계만을 담고 있어 이용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신종원 서울YMCA 실장은 "기준안 자체가 사업자에만 치중돼 있어 이용자 관점이 부족하다"며 "소비자들이 미리 예측가능하도록 일반적인 시민들의 언어로 트래픽 관리 실태와 현황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