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올 가을 수도권 전세시장 분위기 심상치 않다. 1년중 이사가 가장 활발한 계절이지만 물량 공급이 시원치 못하다. 공급되는 아파트 수는 늘지만 집주인인 없는 아파트가 많다.
미분양 아파트, 입주거부 아파트는 주인이 없다. 집주인없는 아파트는 전세로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빈집은 많지만 전세입주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 가을 전세대란은 이미 시작됐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7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서울 입주예정아파트는 8월 368가구에 불과하지만 9월 3275가구, 10월 3986가구로 급증한다.8월을 넘기고 나면 가을 이사철인 9월, 10월 원활한 공급이 예상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8월 서울에서는 용산 센트레빌 아스테리움(128가구)이 입주한다. 9월에는 전체 공급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상도 10월 가재울 뉴타운(3293가구)는 모두 미분양 아파트거나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중대형 아파트다.
특히 서울은 현재 입주 감소 현상이 누적되고 있는 상태로 하반기에도 전세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올 1~10월 서울 입주예정아파트는 1만540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4319가구보다 36.6% 줄었다.
서울을 떠나 수도권 외곽으로 넘어가도 신규 입주 물량이 확연히 늘어나는 듯 보이지는 않는다.
단일규모로는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쏟아내는 영종하늘도시. 8월~10월 총 6406가구를 공급하지만 이곳 입주 예정자들은 약속된 기반시설 미설치를 이유로 입주와 잔금 납부를 거부하고 계약해지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또 이달말 2134가구가 입주하는 청라A29블록 호반베르디움 입주예정자는 지난 5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사가 부실시공, 조작한 동의서로 조경을 변경하는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건설사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며 입주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김준환 교수는 “데이터에는 실상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입주할 수 있는 집과 입주할 수 있는 집이 구분돼 나오지 않기 때문에 실상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미분양도 많고 빈집도 많지만 실제로 전세로 들어갈 수 있는 주택은 극히 일부"라며 "올 가을 전세대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