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수도권 주택시장이 전방위적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 침체 초기 대형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락하던 주택시장은 소형아파트와 단독·연립주택마저 내림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시장을 지탱하던 마지막 보루마저 무너진 것이다.
KB국민은행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에 따르면 올 들어 연립주택 매매가격은 0.7% 하락했다. 지난해 전반적인 주택시장 약세 속에서도 1.7% 올랐던 연립주택은 장기침체가 전이되며 하락전환됐다.
수도권 아파트 시장을 지탱해주던 소형아파트 역시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말대비 6월 소형아파트 매매가격은 0.69% 떨어졌다. 1.8% 상승했던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다.
최근에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활용 가능해 인기를 끌던 단독주택마저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수도권 단독주택 6월 매매가는 전달보다 0.1% 떨어졌다. 2010년 8월 이후 첫 하락이다.
가온 AMC 이정찬 대표는 “단독주택은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도시형 주택으로 리모델링하거나, 월세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침체 속에서도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시장 수준에 비해 높은 가격과 과잉공급 우려가 커지며 서서히 외면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특별한 호재가 없어 주택시장 전방위적 침체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부동산 대책이 언급되고 있지만 실제 실행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적기 때문이다.
쟁점인 DTI규제 완화 혹은 폐지안은 같은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정부 당국은 가계부채 증가 우려로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와 취득세 감면안 역시 건설사 폭리 및 지방세수 부족을 이유로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디지털대학교 김준환 교수는 “시장에서 원하는 정책들은 부작용 우려도 커 정치권에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며 “대부분이 국회 통과를 해야하기 때문에 실제 도입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유로 위기를 넘어 미국 재정절벽이 세계 경제에 핵심 불안 요소로 급부상하며 매수세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점쳐진다.
재정절벽은 미 의회가 연말까지 어떻게 재정을 줄일지 합의하지 못할 경우 정부 예산이 대폭 줄일지 합의하지 못할 경우 정부 예산이 대폭 줄어들 수 있는 위험을 말한다.
정부지출 삭감은 가계소비 위축을 부르고, 이는 기업투자 축소로 연결되며 불황은 세계로 전염될 수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김성일 지회장은 “수도권 투자자들은 지방에 비해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내외 경제 상황에 관심도 많고, 민감하다”며 “세계 경제 불안은 내수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고, 내수 위축은 어쩔 수 없이 투자심리 위축을 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