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인터뷰)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

입력 : 2012-07-24 오후 4:09:01
앵커: <토마토인터뷰> 시간입니다. 오늘은 동양증권 원상필연구원과 함께하겠습니다. 최근에 낸 리포트 제목이 '스몰캡 대동여지도 중국편-국내 상장 중국기업 탐방기'네요. 중국에 직접가보니 어떠셨습니까?
 
원상필 연구원: 크게봤을때 두가지의 포인트가 있었는데요. 첫번째는 중국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점과 중국기업의 실적은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지만 국내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불신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점입니다.
 
앵커: 국내상장 중국기업의 주가흐름이 좋지가 않습니다. 현재까지의 성적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원상필 연구원: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다양한 시각만큼이나, 국내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에 대한 평가도 희비가 엇갈립니다. 한때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한 프리미엄과 연평균 30%를 넘는 성장성이 부각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연합과기와 중국고섬 사태로 불거진 차이나디스카운트 이후에는 시장의 차가운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의 성적은 현재까지 매우 부진한 실정입니다. 2007년 IT업체인 3노드디지탈(900010)을 시작으로 2011 년 6월에 상장한 완리까지 국내증시에는 총 16개의 중국기업이 이름을 올렸는데, 현재 공모가격을 상회하고 있는 기업은 3개에 불과합니다. 한때 중국기업의 대장주로 불렸던 중국원양자원(900050)도 현재는 고점 대비 70% 가까이 하락해 최저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요. 특히 연합과기, 성융광전, 중국고섬의 경우에는 상장폐지 심사가 진행 중에 있어 상장폐지가 확정될 경우 투자자들의 피해가 클 전망입니다.
 
앵커: 중국기업들은 회계 부정 등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큽니다. 언제쯤 차이나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을까요?
 
원상필 연구원: 국내증시에 차이나디스카운트를 촉발시킨 주요 사건들은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 어려운 회계부정, 허위공시, 은행잔고 조작 등의 문제였기 때문에, 향후 중국기업들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전망입니다. 차이나디스카운트 현상이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중국기업이 상장해 있는 미국과 홍콩, 싱가포르 증시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입니다. 최근에도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회계/감리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 증권감독당국이 충돌하면서 중국기업이 무더기 상장폐지를 당할 위험에 처하는 등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이와 같은 뿌리깊은 불신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감독기관의 철저한 관리에 앞서, 기업과 시장간에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장기적이고 진정성 있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앵커: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평가가 재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듯 싶은데, 중국기업들의 저평가가 지속될까요?
 
원상필 연구원: 이러한 부정적인 요인들로 인해 중국기업이 가지고 있는 성장 잠재력마저 부정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기업들 간에도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가치를 인정받아 재평가를 받는 기업들도 나올 것으로 예상욉니다. 실제로 이번에 한국 거래소가 주관한 중국 현지 IR에 참석한 7개 기업의 12년 예상실적 기준 PER은 대부분 2~3배 수준에 불과한데, 기업의 영속성에만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은 저평가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국내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와 증권시장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실수들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이해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번 중국 탐방 과정에서 만난 한 CEO는 설비투자 자금 마련을 위한 BW발 행은 기업의 장기 성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증시에서 반대로 주가가 급락해서 놀랐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국가 리스크와 기업 리스크에 더해 의사소통 리스크까지 보유한 중국기업들에 대해 한국기업들과 동일한 밸류에이션을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중국이라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앞마당으로 보유한 프리미엄과 양호한 실적이 뒷받침 되는 기업이라면 이제는 무조건적인 외면보다는 옥석가리기 차원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됩니다.
 
앵커: 다녀오신 중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원상필 연구원: 차이나킹(900120), 차이나그레이트(900040), 완리(900180), 에스앤씨엔진그룹(900080), 웨이포트(900130), 차이나하오란(900090), 이스트아시아홀딩스(900110)를 다녀왔는데요.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기업은 없습니다. 다만 중국경기가 부진해서 경기민감업종의 경우에는 예상을 밑도는 실적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주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관심갖을 만한 종목은?
 
원상필 연구원: 실적에 대해 신뢰가 있다면, 엔스앤씨엔진그룹이 국내상장 중국기업 중 가장 관심갖을만한 종목이라는 판단입니다. 올해 예상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400억원(YoY, +12.3%), 710억원(YoY, + 8.0%)에 달할 전망이고, 올해 예상실적 기준 PER은 2.8배 수준입니다. 이밖에 차이나킹과 완리에도 관심을 기울여봐도 좋겠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선영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김선영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