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정부가 KTX 경쟁체제 도입 여부를 두고 오락가락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수서발 KTX 경쟁 체제 추진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던 국토해양부가 정치권의 반대로 KTX 경쟁체제 도입 방안을 보류하겠다고 밝힌지 불과 일주일만에 다시 강행하겠다고 선언하며 입장을 번복했다.
24일 국토해양부는 최근 KTX 경쟁도입의 '사실상 중단' 논란과 관련해 독점폐해 타파 및 철도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민간경쟁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30개월의 준비기간이 소요되는 수서발 KTX의 차질없는 개통준비를 감안해 사전절차는 진행하되 사업자는 정치일정 등을 고려해 내년 초나 차기정부 초에 선정하기로 했다.
이번 국토부의 입장 표명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경쟁도입 유보 등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앞서 18일 김한영 국토부 교통정책실장이 "정치권 비협조로 KTX 경쟁체제 도입을 보류하겠다"며 경쟁도입을 유보한다고 밝힌 것과 상반된 발언이다.
정부 고위직이 수서발 KTX 사업자 선정 작업을 사실상 보류한다고 밝힌 불과 6일 뒤 다시 강행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정부의 갈팡질팡하는 모습에 여론역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철도관련업체 관계자는 "경쟁체제 도입 추진 사안을 두고 갈팡질팡하는 정부의 모습에사업자 역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현재 연구용역을 비롯한 사업초기비용도 상당히 들어간 만큼 정부가 입장을 확고히해 혼란을 줄여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KTX경쟁체제 도입을 백지화하거나 유보하는 발언하는 아니었다"며 "정치권과 정치일정 등으로 사업일정이 지연돼 답답한 마음을 토로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KTX 경쟁체제 도입이 지연되고 운영 사업자 선정이 늦어질 경우 당장 2015년으로 예정된 수서발 KTX 개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데다 경쟁체제 도입으로 인한 KTX 요금인하 역시 없던 일로 될 수도 있는 만큼 결코 중단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또 KTX 경쟁도입이 지연되면 수도권과 호남 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공단의 재원조달(채권발행)과 운영준비도 어려워져 고속철도 건설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구본환 국토해양부 철도정책관은 "사전절차는 진행하되 올해 정치일정 등을 고려해 사업자는 올해 공고를 목표로 추진하고 사업자 선정은 차기정권에 맡길 것"이라며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결코 KTX 경쟁체제 도입 방안이 무산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TX 경쟁도입의 경우 철도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며 운송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지 기반시설이나 공기업인 코레일 지분을 매각하는 민영화가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