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며 부동산 시장에 불신이 커지고 있다.
25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주말 청와대에서 열린 내수활성화 끝장토론에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실수요자 특성에 맞춰 일부 불합리한 부분을 조정하는 선에서 규제를 완화키로 했다.
부동산거래가 역대 최소치로 떨어지고 침체가 심화되자 DTI 완화 절대불가 방침을 접었다.
금융당국은 지난 5.10부동산대책 때부터 각 종 공식석상에서 “DTI는 부동산시장만 가지고 접근하면 안된다”며 “가계부채문제가 심각해 부동산시장이 더 하락하더라도 완화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아왔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지난 달 13일 내외신과의 공동인터뷰에서 “DTI를 풀었는데도 부동산 경기는 제자리에 있고 가계 부채만 늘리는 게 아닌가 싶어 못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 DTI완화에 대해 불가한 입장을 고수해 오던 정부가 지난 주말 갑자기 DTI완화카드를 들고 나오자 시장은 당황한 기색이다.
가온AMC이정찬 대표는 “완화폭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수준으로, 괜히 정책 신뢰도만 떨어트리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은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주택을 사고팔지 못해 고통을 받는 분들게 고통을 덜어드리는 차원으로, DTI 기본틀은 유지하고 추가완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시장은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말 뿐인 부동산대책도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지난 해 12.7부동산대책 당시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반년이 넘도록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24일 국토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를 폐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알렸지만 개정 최종 단계인 국회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개포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마치 폐지되는 것처럼 떠드는데 아직 국회를 통과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며 “작년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 얘기가 나오면서 매수·매입 시기를 늦추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김준환 교수는 “부자감세 문제로 중과세 폐지가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은 지난해부터 확인됐다”며 “협의 가능성이 낮은 사항에 대해 선발표 후타협은 자칫 시장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