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남숙·홍은성기자] 금융투자업계의 불황이 짙어지고 있다. 증권업에 대한 각종 규제 도입을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주식거래대금이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어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수익구조가 브로커리지에 치중된 중소형 증권회사의 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는 수요자 니즈에 기반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형 증권사, 1분기 어닝쇼크 불가피
대형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4월~6월)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익 비중이 리테일 부문에 쏠려 있는 현대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3%와 92% 급감한 73억원과 67억원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326억원으로 27% 감소해 그나마 7개 증권사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권사 수익 중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수탁수수료 수익이 거래대금 축소로 전년동기 대비 30% 가까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객 WM(자산관리)잔고가 정체돼 전반적인 영업수익이 감소하고, 주식시장 환경 악화 등에 따른 상품운용부문 손실과 각종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발생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2012회계연도 1분기(4월~6월) 실적 전망>
<자료 : 에프앤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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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8조원 수준이었던 코스피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올해 7월 3조8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같은 기간 2조5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시장에서는 증권사들의 실적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전문화로 살아남아야
문제는 수익구조가 다양한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증권사의 실적이 더욱 안 좋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2011회계연도에서 적자를 낸 6개 증권사도 SK증권, IBK투자증권 등 모두 중소형 증권사였다.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국내 중소형 증권회사의 체질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증권업에 대한 각종 규제강화와 더불어 주식거래량의 가파른 감소는 위탁 매매 의존도가 높고 대형사와의 차별화가 미미한 국내 중소형 증권회사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국내 중소형 증권회사들은 미국과 같은 특화•전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소형 증권회사들의 특화•전분화는 단순히 공급자 입장에서의 제한된 업무 활동이 아닌 수요자 니즈에 기반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미국 중소형사인 시버트 파이낸셜(Siebert Financial)이 기존 위탁매매 사업과 더불어 여성 고객 전용 위탁매매 서비스(Women’s Financial Network)를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됐다.
그는 “수요자 관점에서의 국내 중소형사 특화•전문화는 중소형사의 노력과 창의성에 달려있다”며 “국내의 경우에도 인구 고령화, 중소기업 육성 정책 등 각종 사회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으므로 현재의 자본시장을 고객 니즈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국내 중소형사들도 지금과는 다른 사업모델을 창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