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한국이 연구개발을 집중해야 할 글로벌 신약 분야로 맞춤형 표적항암치료제와 세라노스틱스(Theranostics), 글로벌 개량신약 등이 꼽혔다.
세라노스틱스는 '약물 치료(Drug Therapy)'와 '진단(Diagnostics)’의 융합어로 개인별 맞춤의약을 뜻한다.
2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한국 제약산업의 비전과 로드맵 컨퍼런스(Pharma Korea 2020)'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이봉용 Pharma Korea 2020 기획단장(경희대 약대 교수)은 우리나라가 2020년 제약산업 7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과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는 분야별 대표기업 전문가 20명과 함께 도출해낸 것이다.
◇임상·제조·판매에도 ‘파트너십’이 필요
우선 이봉용 단장은 최근 글로벌 연구개발(R&D)이 ‘생산성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0년 기준 20억달러였던 전 세계 제약산업의 연구개발 비용은 2009년 458억달러로 약 20배 증가했지만, 미국 FDA에 신약으로 등록된 건수는 1996년 53개에서 2009년 24개, 지난해 34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 약 770억달러 규모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가 만료되고, 미국에서 건보개혁안이 통과되는 등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한 제네릭 시장의 성장과 이머징 마켓의 부상은 제약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단장은 “최근 한국형 상생 모델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R&D, 임상, 제조, 판매를 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FIPCO모델(Fully Integrated Pharmaceutical Company)에서 R&D, 임상, 제조, 판매의 각 부분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새로운 VIPCO모델(Virtually Integrated Pharmaceutical Company)로 전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즉, 파트너십(Partnership) 기업과 동반성장을 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새로운 제약산업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국내외 기업 M&A로 기술력·생산시설 확보해야
그는 특히 파이프라인 구축과 마케팅 등을 위한 기업 M&A 등을 통해 기술력, 생산시설 등을 확보하고, 품목 확대와 신규 영역 진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난해 기준 내수시장 13조2000억원, 해외 수출 1조7000억원(세계시장 점유율 0.2%) 규모로 10위권 밖인 국내 제약산업을 7위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기업이 전 세계 50대 기업에 두 개 이상은 이름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단장은 ▲해외기업 M&A(글로벌 진출 펀드 조성)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해외 신약 Seed 확보) ▲해외 두뇌 유치(선진 전문가 노하우 활용) ▲국가·지역별 전략 수출지원(해외진출 활성화)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정부 "산·학·연 의견 모아 적극 지원하겠다"
이날 환영사를 맡은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내 제약산업의 역사는 벌써 100년이 지났다”며 “이제는 뭔가를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운을 뗐다.
이어 “세계경제가 침체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보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약을 포함한 HT(Health Technology)가 해답이 될 것”이라며 “경쟁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구개발을 장려하는 것은 물론론, 잘못된 규제를 고치고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크리스토퍼 갤런 SK바이오팜 사장이 '다국적 제약사의 국제 비즈니스 전략 추세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을 통한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전략'을, 외국계 기업으로 유일하게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된 일본 오츠카제약 하야모토 상무가 '국내기업이 벤치마킹을 할 수 있는 일본제약산업의 발전과정'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제약협회가 공동으로 연 이날 행사에는 오제세 국회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해 한국제약협회, 한국신약개발조합과 제약기업, 대학, 병원, 임상시험대행기관(CRO), 금융투자 등 유관기관 및 단체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했다.
◇2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한국 제약산업의 비전과 로드맵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이봉용 Pharma Korea 2020 기획단장(경희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