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제 곡물 가격이 연일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르면 올 연말께 식품대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두와 옥수수는 12월까지, 밀은 11월까지 사용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당장 올 하반기까지는 생산에 문제가 없지만 문제는 올 연말부터 내년 초.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추세가 이대로 이어진다면 연말부터 식품대란이 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연말 대선을 전후에 그간 눌려 있던 가격 인상 이슈가 폭발할 경우 식품업계 전반으로 파급돼 식품대란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5일 발표한 국제곡물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옥수수, 대두 선물가격은 톤당 각각 325달러, 646달러로 이달 들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밀은 톤당 347달러로 전년보다 41.1% 높은 수준이다.
최근 급등한 국제곡물 가격을 국내에 적용하면 올해 말과 내년 1분기 제분의 경우 올 2분기보다 27.5%, 전분 13.9%, 식물성 유지는 10.6%, 사료는 8.8% 물가 상승 요인이 발생한다.
보통 국제 곡물 가격이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기간이 약 4~7개월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올 연말부터 가격 인상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애그플레이션 당시에도 국제곡물 가격은 4∼7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됐는데 당시 국제 밀 가격은 지난 2008년 3월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국내 밀가루 소비자 물가지수는 2008년 7월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곡물 가격 인상이 계속되면서 가공식품 뿐 아니라 축산물과 유제품에도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옥수수, 대두 등은 가공식품 원료인 동시에 소, 돼지, 닭 등의 사료로도 사용돼 곡물 가격 상승은 축산물 생산비 증가로 직결된다.
우리나라는 축산물 사료원료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국제 곡물 가격 변동에 민감한 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추세가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들이 판공비 등 각종 비용을 줄이고는 있지만 가공식품의 경우 다른 산업에 비해 원료 비중이 큰 만큼 한계 상황이 오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