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전 세계가 가뭄에 시달리면서 곡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산물펀드도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각 펀드가 추종하는 지수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커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산물펀드는 올해 들어 12.75%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이 50년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1주일간의 성과는 14.73%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가 각각 1.18%, 1.79%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문제는 농산물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높지만 개별펀드간 수익률 편차가 심하다는 사실이다. ‘삼성KODEX콩선물(H)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콩-파생형]’은 올해 들어 38.50% 올라 농산물펀드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
반면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채권-파생형]A’는 6.45%의 성과로 가장 부진했다.
<농산물 펀드 수익률 현황>
<자료 : 에프앤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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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자산운용 관계자는 “어떤 지수를 추종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가 났다”며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채권-파생형]A’이 추종하는 지수는 농산물뿐만 아니라 축산물 등도 편입하고 있어 콩 100%가 편입된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보다는 성과가 낮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각 펀드들이 추종하는 지수는 모두 제 각각이다. 이후 성과가 가장 좋았던 ‘삼성KODEX콩선물(H)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콩-파생형]’은 ‘S&P GSCI Soybeans Total Return’지수를 따르고 있고 가장 저조한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채권-파생형]A’은 ‘RICI Enhanced Agriculture Excess Return’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S&P GSCI Soybeans Total Return’은 대두 선물 흐름에 100% 연동되는 반면 ‘RICI Enhanced Agriculture Excess Return’은 에너지, 금속, 농산물 등 38개의 상품 선물을 기반으로 지수가 구성된다. 이 지수는 현재 크루드오일과 브랜트유에 각각 10%가 넘는 비중을 담고 있는 반면 밀, 옥수수 등에는 4%의 비중을 담고 있다.
그 밖에 농산물펀드의 추종지수로 쓰이는 ‘S&P GSCI Agriculture Enhanced Select Index Excess Return’은 옥수수, 대두, 설탕 그리고 밀만 지수에 포함된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각 지수마다 포함돼 있는 상품과 상품의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농산물 지수라고 해도 그 성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최근 옥수수, 대두, 소맥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이 비중이 높은 지수의 성과가 다른 지수보다 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곡물가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기상청의 전망에 따르면 미국 지역의 가뭄은 10월말까지 중서부 지역에서 계속될 가능성 높기 때문이다.
손 연구원은 “전일 미국에 내린 비로 인해 곡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결국엔 비의 유무에 따라 곡물가가 움직일 가능성이 큰데 현재까지는 비가 안 온다는 기상전망이 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가운데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대표적인 밀 수출국에서 가뭄으로 인해 수출금지를 시킬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어 당분간 곡물가의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지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수급측면에서 주요 곡물들에 투기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과거 투기적 수요가 증가했던 대부분의 국면에서 가격 상승이 장기적으로 유지되지 않고 꺾였던 경험으로 보아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가격 급등도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