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홍석우의 엄살?..'앓는소리' 아닌 대책 제시하라

입력 : 2012-07-30 오후 1:28:27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지난해 9월15일과 같은 사상 최악의 정전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호언장담한 게 불안했던 것일까, 아니면 예비전력 확보에 대한 계획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일까?
  
에너지 주무부처인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원활한 전력 확보를 위해 '아싸가자'라는 절전 구호를 직접 만들어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시킨 장본인이다.
 
누구보다 전력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홍 장관은 지난 26일 갑자기 지경부 기자실을 찾았다. 연속된 폭염으로 인해 27일 전력 상황이 어렵다고 털어놓기 위해서다.
 
홍 장관은 "엄살을 떠는 것이 아니라 제가 보고 받기로는 금요일 (전력 수급이)심상치 않다"며 "전력 수요가 계속 올라갈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전력 수급난 원인으로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날 약정업체들을 상대로 휴가 기간을 조정하는 '지정기간 수요관리'가 없는 것을 꼽았다.
 
홍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을 토대로 지난해 발생했던 9.15 정전처럼 '블랙아웃'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그러나 홍 장관의 우려와는 달리 27일 예비전력은 폭염이 시작된 이후 가장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한국전력거래소는 '지정기간 수요관리' 대신 전력 수급이 어려울 때 하루 전에 약속한 4000여개 업체가 전력 소비를 줄이는 '주간 예고제'를 시행한 덕에 위기를 넘긴 것으로 분석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27일은 한국전력(015760)에서 주간예고제를 시행하는 기간이었다"며 "갑자기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계속 하기로 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장관은 주간예고제를 시행하는 것을 몰랐던 걸까, 아니면 전력 수급 상황의 최대 고비를 넘기기 위해 모른척 했던 것일까?
 
홍 장관은 정부부처 장관 중에 페이스북·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장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장관으로 꼽힌다. 아울러 그 누구보다 언론을 가장 잘 활용할 줄 아는 장관 중 하나다. 
 
정보를 제공하는 기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국민들에게 어려운 전력수급 상황을 전하는 것는 박수를 칠 만하다.
 
그러나 장관이 예비전력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절체 절명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국민들에게 무조건적인 위기감을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전력 수급 비상 상황이 닥칠 때마다 홍석우 장관의 '입김'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도 나오지 않았던가.
 
이제 여름철 전력수급 위기는 지난해, 혹은 올해에만 닥치는 상황이 아니다. 기후 변화로 매년 위기상황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홍 장관은 엄살 등 말이 아닌 어떤 전력 피크 상황도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대책을 내놓는게 급선무라는 걸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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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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