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서울에서 전세가가 매매가의 60%가 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한강 이남의 경우 통계상 이제 갓 50%를 넘긴 것으로 수치가 발표되는데 주거환경이 열악한 재건축 아파트와 초고가 아파트를 제외한 체감 전세가율은 역대 최고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국민은행의 7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세가율은 52.4%로, 전월보다 0.3%p 증가했다. 한강 이남이 50.3%, 이북권이 54.9%를 기록했다.
한강 이남권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세가율을 보이는 듯 하지만 이는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포함한 평균치로 이를 제외할 경우 전세가율은 더욱 높아진다. 더구나 서울 대부분의 재건축 예정 단지가 한강 이남권에 집중돼 있음을 감안하면 일대 체감 전세가율은 보이는 것 이상으로 훨씬 높다.
실제 송파구 잠실동 재건축 예정아파트인 가락시영 전용 40㎡의 평균 매매가는 5억7000만원 선. 반면 전세는 5500만원 정도. 전세가율은 11.7%에 불과하다.
하지만 바로 옆 가락금호 전용 59㎡의 경우 매매가 4억1000만원, 전세가 2억4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은 58.5%다.
강남구 재건축 예정 단지인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 56㎡ 매매가는 9억5000만원에 달하지만 전세는 1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전세가율 15%를 조금 넘는다
반면 강남구 대치동 삼성 래미안의 경우 전용 59㎡ 매매가가 7억원 선인데 반해 전세값은 4억5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64%에 달한다.
거주환경이 열악한 재건축 예정 단지가 평균 전세가율을 끌어내리는 것이다.
부동산뱅크 장재현 팀장은 “재건축 아파트는 미래 가치가 선반영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높은 가격이 책정되지만 전세는 현재 거주가치가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노후화될수록 가격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관악구 동부센트레빌 전용 59㎡의 매매가는 3억4000만원인데 반해 전세값은 2억4000만원선으로 전세가율은 70%를 넘는 곳도 있다.
또 금천구 시흥동 벽산아파트 전용 74㎡의 경우 매매 2억7000만원, 전세 1억7500만원으로 전세가율은 64%에 달한다.
부동산뱅크 장재현 팀장은 “한강 이남 지역에는 가락 시영이 이주에 들어가는 등 향후 철거에 들어가는 재건축 예정 단지들이 많다”며 “이는 전세가율을 끌어내렸던 아파트의 소멸을 말하고 또 전세수요 증가를 뜻하기 때문에 향후 전세가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