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집필하는 방송작가 900여 명이 MBC를 상대로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이사장 이금림, 이하 방송작가협회)는 6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PD수첩> 작가 6명을 원직 복귀시킬 것을 요구하며 이 같이 경고했다.
이들은 MBC 사측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전체 방송작가 차원에서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협회 소속 방송작가는 모두 2500여 명으로 이들이 드라마, 예능, 라디오, 번역, 구성다큐 등 프로그램 장르를 막론하고 'MBC 보이콧'에 연대할 경우 적잖은 파장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발단은 MBC 사측이 지난달 26일 <PD수첩> 작가 6명에게 일방적으로 '교체'를 통보하면서 불거졌다.
김현종 시사교양국장은 당시 "파업 이후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고 '작가 교체 이유'를 밝혔지만, 최근 MBC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작가들의 '파업 지지 선언'이 이번 '교체'의 실질적 동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PD수첩> 작가들이) 일방적으로 노조의 파업을 옹호하고 노조 측에 가담하여 회사 측을 상대로 싸움을 하는 등 불편부당함을 무시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작가 교체가) 일각에서 편향적이라 비판받아온 <PD수첩>의 분위기 쇄신"을 위한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방송작가들은 김 국장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치졸한 정치보복'이자 프리랜서로 일하는 작가들의 위치를 약점 잡아 벌이는 '생존권 위협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작가 교체가 불가피할 경우 방송사는 최소한 2, 3개월 전 교체 사실을 통보해 작가들이 다른 일자리를 알아볼 수 있도록 배려해왔는데 MBC는 그 같은 관행마저 어겼다는 설명이다.
방송작가들은 나아가 이번 사건이 정권 차원의 '<PD수첩> 무력화 조치'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6일 성명을 통해 "MBC는 지난 1년간 <PD수첩>의 베테랑 PD들을 대거 전보발령하고, 대신 파업기간 고용한 '시용PD'들을 배치해왔으며, 팀장 국장과 갈등해온 작가들을 이번에 집단 해고함으로써 <PD수첩>에 대한 정치적 보복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