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경미·박수연기자] “국가는 외부 위기 상황에도 중소기업들이 견뎌낼 수 있는 금융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독일 50대 기업에 꼽히는 프로이덴베르그(Freuden Berg)그룹의 마틴 스타크 박사(Dr. Martin Stark 부회장)는 한국 정부가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해야 할 정책으로 ‘금융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 DMC 타워’ 준공을 기념해 마련한 강연회에 연사로 나서,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건실한 경제 구조를 통해 위기 해소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는 독일 히든챔피언의 경쟁력 확보 노하우를 소개했다.
◇1849년 설립, 연매출 9조의 성공 비결은?
‘프로이덴베르그’ 그룹은 1849년에 설립해, 전 세계 58개국에 3만7000개 이상의 관계사를 보유하고, 3만3000명의 종업원을 고용한 비상장 글로벌 가족회사다. 이들은 2007년 기준, 연간 9조원의 매출 규모를 기록하며, 매년 1억4000만유로(약 2000억원 규모)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고무 제품을 시작으로, 자동차부품, 부직포, 가정용제품, 연구개발·서비스 등 16개 사업 그룹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 가스켓, 진동 방지장치, 부엌용 행주, 바닥청소걸레, 신발밑장, 고무카펫 등의 분야에서 세계 1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슈타크 박사는 프로이덴베르그의 성공이 ▲원대한 목표 ▲선택과 집중 ▲조기세계화 ▲고객친화 ▲혁신을 향한 집념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히든챔피언'의 경영철학과 문화
그는 또 그룹 경영 철학의 많은 부분이 '히든챔피언'을 강조한 피터드러커의 경영철학과 비슷하다며 이를 소개했다.
그는 “인재관리에 있어 성공적인 관리자들은 개별직원과 친밀하게 일한다”며 “인간관계가 모든 회사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또 “드러커는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대한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만약 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려고 한다면,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한 조인트벤처 설립이나 전략적인 제휴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슈타크 박사는 이어 “독일과 한국은 석유나 가스처럼 천연자원이 없어 제품이나 서비스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서로 공통점을 보유해 양국은 서로에게 배울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래는 혁신적인 지식을 창출하며 자신들의 지식을 이해하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무엇을 벤치마킹할 것인가?
주제발표 후 이어진 패널 토론은 문국현 뉴패러다임 인스티튜트 대표의 진행으로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교수, 강상훈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장, 이효찬 태정산업 대표, 도성락 독일 ZF 한국지사 파견이사, 김익성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오동윤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여해 진행됐다.
이들은 프로이덴베르그 그룹의 16개 사업그룹을 통한 사업다각화와 비상장 경영구조, 가족기업의 운영과 관련 가업승계 시 세제문제, 히든챔피언이 탄생하기까지 경영관리비법 등에 대해 질문했다.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히든챔피언은 글로벌 니치탑 즉, 특정 분야에서 매출의 80%를 글로벌 시장에서 얻는 기업”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프로이덴베르그는 다양화된 16개 사업부를 가진 것이 다른 히든챔피언들과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 기업의 대부분은 주식회사의 형태로 주주들에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프로이덴베르그처럼 장기적인 과제를 수행하기에는 단기적인 결과물을 내야하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슈타크 박사는 “프로이덴베르그는 전형적인 히든챔피언은 아니다”면서도 “드러커를 통해서 굉장히 목표설정을 명확하게 했고 이를 통해 과제에 대한 설정도 명확했다”고 답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CEO의 잦은 교체보다 도덕성 명성 등을 중시한 장기적 관점의 경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8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글로벌지원센터에서 'Drucker on Hidden Champions in Germany'라는 주제로 마틴 슈타크 박사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