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구글과 애플, MS(마이크로소프트)의 물고 물리는 혈전이 한창이다. 전장(戰場)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극심한 글로벌 경기침체 탓에 스마트폰만이 고속성장을 담보하는 유일한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다. IT(정보기술)를 대표하는 3사가 사활을 걸고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는 이유다.
2분기를 마감한 현재 성적은 구글의 역전이다. 9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총 1억480만대가 팔려 시장점유율 68.1%를 기록했다.
이 기간 판매된 스마트폰 10대 중 7대가 안드로이드 폰인 셈이다. 놀라운 것은 성장률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5080만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시장점유율 또한 지난 동기(47%) 대비 20%포인트 이상 늘었다.
반면 애플의 iOS를 탑재한 아이폰은 2600만대 팔리는 데 그쳤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5% 늘었지만,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약 2%포인트 떨어졌다. 신작 출시가 미뤄지면서 기존의 아이폰4S에만 전적으로 의존한 까닭이다.
또 하나 눈여겨 볼 점은 MS의 도약이다. MS의 윈도폰은 시장점유율 5.4%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2.5%)에 비해 배증했다. 이 기간 블랙베리(-6.7%포인트), 심비안(-11.5%포인트) 등 여타 OS의 저조한 성적표를 감안하면 MS의 약진이 돋보였다.
아직 시장점유율이 5%대로 구글과 애플의 양강 체제(시장점유율 85%)와 비교하기엔 미미한 수준이지만 MS의 역량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경고가 벌써부터 시장 안팎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들 삼국지의 최종 승패를 가를 최대 관건은
삼성전자(005930)다. 구글이 빠른 속도로 애플을 따라잡고 전세 역전까지 시킬 수 있었던 데는 갤럭시 시리즈의 놀라운 판매량이 크게 한몫을 했다.
IDC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성공은 이 부문 44%를 책임지는 삼성전자에 힘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AP 또한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 폰이 인기를 끌면서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평가했다.
애플로서는 삼성이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하반기에는 시장구도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애플이 차기작 아이폰5를 출시하는데다, 삼성 또한 구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일환으로 윈도8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추락을 거듭했던 노키아 역시 심비안을 접고 윈도에 전력을 투입하며 명가로서의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한편 2분기 스마트폰 전체 시장은 1억5400만대로 지난해보다 42.2% 급증하며 고속성장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