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한국은행은 9일 최근 국내경기의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날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국내경기는 대외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으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기준금리를 연 3.00%로 유지키로 했다.
한은에 따르면 6월중 소매판매는 대외부문의 높은 불확실성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감소 전환(5월 0.7%→6월 -0.5%)했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지난 5월 105에서 6월 101, 7월 기준치인 100을 기록하며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설비투자도 투자심리 위축에다 정보통신(IT)부분의 투자 둔화 등으로 큰 폭으로 감소(5월 0.1%→6월 -6.3%)했다.
건설기성액 역시 사회간접자본(SOC) 재정집행 확대 등으로 토목이 증가했으나, 주거용 건물건설 부진 등으로 감소 전환(5월 2.5%→6월 -3.3%)했다.
지난 7월중 수출은 44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감소했고, 일평균 수출도 18억6000만달러로 지난 2010년 12월(18억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생산 측면에서는 6월중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부품, 담배 등에서 늘었으나, 운송장비·기계장비 등이 줄면서 전월대비 0.5% 감소했다. 평균가동률 역시 78.2로 전월 79.4보다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도 출판·영상·방송통신, 예술, 스포츠 등이 증가했지만, 도소매·운송 등이 감소로 전환하면서 지난달보다 0.4% 줄었다.
반면, 고용사장은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취업자수가 전월대비 4만8000명 감소했으나, 전년동월대비로는 예년 수준을 웃도는 36만5000명 증가했다.
7월중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5% 상승하며, 전월 2.2%보다 오름폭이 크게 축소됐다. 전월대비로는 석유류와 농산물을 중심으로 0.2%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품목 가운데 가격 변동성이 심한 곡물 이외의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하고 산출한 물가지수인 근원인플레이션은 전년동월대비 1.2% 올라 상승세가 둔화됐다.
결국, 6월중 소비, 투자 등 주요 내수지표가 전월보다 하락한데다 7월에도 수출이 감소하는 등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국내경기의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유로존 재정위기 장기화와 신흥국 경기둔화 등으로 하방리스크가 우세하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에 있어서는 유로지역 재정위기 장기화, 신흥국 경기 둔화 등의 하방리스크가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경기둔화,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가 및 국제곡물가격 상승 등 일부 리스크 요인이 잠재한다"면서도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