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주요 외국 항공사들의 상반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저마다 유로 존 등 글로벌 재정위기로 인한 환율 변동과 고유가 속에서도 운영비용 절감 노력에 주력하고 있지만 일부 외항사의 경우 고질적인 유가불안과 경기 불안을 떨쳐내지 못하고 실적 악화 심화로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
9일 외항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의 영향으로 국내 항공사는 물론 주요 외항사들은 여객과 화물실적에 직격탄을 맞아야 했다.
일본 내외에서의 여행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일본행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만연했고 이 때문에 외국항공사들은 자국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반사 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 일본발 지진쇼크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고 나름의 안정세를 보이면서 외항사들간 실적에도 극명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캐세이패시픽그룹은 지난해 동기대비 매출이 4.4%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 결과적으로 적자 전환했다.
캐세이패시픽은 지난 1월~6월까지 총 9억3500만 홍콩달러(HKD)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1359억원 규모다.
이 같은 적자 원인은 항공 산업 전반에 지속된 항공유 고유가 문제, 승객 1인당 운임 수익 압박, 항공화물수요 약세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화물사업은 주요 시장에서 지속된 수요 약세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 상반기 화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한 118억9700만홍콩달러(HKD)를 기록했다. 화물 운임 수익은 0.4% 감소한 2.41HKD였다.
항공유 비용도 여전히 캐세이패시픽항공의 최대 단일 지출 비용이다.
항공유가는 올 상반기 사상 최고가를 기록, 상반기말 큰폭의 하락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캐세이패시픽의 영업실적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줬다.
올 상반기 그룹의 항공유 비용은 항공유가 헤징의 영향을 제외하면 전년동기대비 6.5% 상승해 총 영업비용의 41.6%를 차지했다. 높고 불안정한 항공유가와 관련한 리스크 관리는 핵심적인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프랫 캐세이패시픽항공 회장은 "사업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책들을 지속 실행해갈 것"이라며 "장기 전략을 유지하며 단기적인 어려움들을 관리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항공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년 동기 대비 318억엔(12.5 %)이 증가한 2867억엔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영업 비용은 175억엔(7.4 %)이 증가한 2553억엔으로, 영업이익은 142억엔(83.1 %)이 늘어난 314억엔을 기록했다.
이같은 성과는 공급면에서 보잉787기종을 도입하고 신규 노선(미국 보스턴 노선)을 개설하는 등 상품력과 수익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요면에서는 한국·홍콩 출발이 지진의 영향으로 수요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엔고의 영향으로 일본출발 여행 수요가 호조를 보였다.
일본항공 관계자는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한 환율변동과 고유가 속에서도 운영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한 결과가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2분기에는 국제선 수익급증과 비용절감 성공으로 전년동기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영업이익을 발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