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기자]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인력을 대거 채용했던 증권사들이 올해는 입장을 180도 바꿨다.
코스피가 2000선에 육박했던 작년과는 달리 최근 지수가 900선 밑으로 맴도는 등의 이유로 증권사 실적이 날로 악화돼 당초 세워놨던 채용 계획을 대폭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한 하나대투증권은 올해 신입사원 채용을 단 한 명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임원들의 연봉을 15~20% 삭감하고 지역본부와 본점 부서를 통폐합하는 비상경영 체제하에서 신입사원 공채는 어렵다는 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현대증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16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했던 현대증권은 올 상반기 단 한 명의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다. 하반기 역시 채용 계획을 내지 않고 있다.
대신증권은 작년 하반기 77명을 뽑았는데 아직까지 하반기 채용계획이 전무하다.
동양종금증권은 작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160명 뽑았지만, 올해는 100명에 그쳤다.
국내 대형 증권사로 꼽히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인원을 줄이는 경영계획을 택했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공채 인원을 작년 230명에서 올해 200명으로 미래에셋증권은 250명에서 100명으로 대폭 공채 인원을 줄였다.
증권업계에선 이에 대해 증시 폭락으로 증권사 이익이 급감해 신규 인력을 뽑을 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증시가 폭등장의 연속으로 전국 영업망을 확장하고 사원을 대거 뽑았지만 올해는 증시가 좋지않아 결과적으로 인력 과잉에 시달리는 증권사가 많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 이대로 증시가 계속 이어진다면 증권사로선 힘든 시기가 계속된다"며 "회사가 어려우면 인력을 뽑지 않거나 감축하는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