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새내기株 주가 하락은 산은·PEF 때문?

상장 이후 대거 지분 매각

입력 : 2012-08-11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7월 새내기주가 모두 공모가 이하로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상장에 앞서 투자했던 이들의 투자금 회수가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이들 구주주들이 보호예수에 묶이지 않은 보유지분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어 이같은 오버행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피엔티(137400)(6일) 디지탈옵틱(106520)(13일) 네이블(153460)(19일) 엠씨넥스(097520)(25일) 우양에이치씨(101970)(26일) AJ렌터카(068400)(27일) 총 6개 종목이다.
 
이 중 현재가(10일 종가기준)가 공모가를 웃도는 기업은 단 한 종목도 없다. 1만5000원에 상장했던 엠씨넥스는 보름여만에 35%이상 하락했고 우양에이치씨 역시 20%가까이 떨어졌다.
 
피엔티, AJ렌터카, 네이블 등도 모두 공모가에 비해 10~16%대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디지탈옵틱도 공모가를 하회하긴 마찬가지지만 공모가대비 2% 가량 떨어져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공모가 밑도는 새내기株..주범은 산업은행?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가 연이어 이어진 탓이 컸다. 특히 산업은행은 피엔티, 네이블, 엠씨넥스 주가를 끌어내린 장본인이 됐다.
 
피엔티는 지난달 6일 공모가 1만7000원보다 31.18% 높은 2만2300원에 첫 거래를 시작했다. 첫날 13.00% 하락한데 이어 연사흘 약세를 기록했지만 공모가 이하로 추락하진 않았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12일부터 나흘동안 보유지분 가운데 3만121주를 매각한 이후 18일 1만6250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단 한번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네이블 역시 마찬가지다. 이 회사 주가는 공모가 9000원 대비 10.22% 오른 9920원에 첫 거래를 시작했지만 산업은행이 첫날 5만1832주를 팔아치운데 이어 연나흘19만7501주를 매도한 탓에 큰 폭 하락했다.
 
앞선 경험 탓일까. 엠씨넥스는 첫 시초가부터 공모가를 하회했다.
 
공모가 1만5000원보다 10.00% 낮은 1만35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이 회사 주가는 사흘 연속 산업은행 쪽 매도물량 총 30만6344주가 쏟아진 탓에 순식간에 1만원대로 주저앉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산업은행은 현재 피엔티 지분 33만5599주(8.83%)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매도한 주식 3만121주의 10배가 넘는 물량이다.
 
네이블과 엠씨넥스는 피엔티보다는 사정이 낫다.
 
남아있는 물량이 이미 처분한 물량보단 적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네이블 지분 11만9153주(2.73%), 엠씨넥스 지분 1만1381주(0.19%)를 보유하고 있다.
 
◇우양에이치씨·AJ렌터카 "매물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에 비해 우양에이치씨와 AJ렌터카는 산업은행으로부턴 자유롭지만 대신 사모투자회사들이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아직 매물이 출회조차 되지 않았음에도 공모가를 10%이상 하회하고 있다. 향후 구주주의 투자금 회수가 시작되면 주가엔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양에이치씨는 KTB2007 PEF(사모투자전문회사)가 우선주 250만주(16.04%), IBK기보캐피탈제1호PEF가 우선주 100만주(6.41%)를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 KTB2007 PEF와 군인공제회는 각각 이 회사 신주인수권증서 160만4278주, 190만9090주도 함께 가지고 있는 상태다.
 
우양에이치씨 관계자는 "현재 PEF가 가진 주식은 모두 우선주이기 때문에 먼저 보통주로 전환이 필요하고 KTB2007 PEF 우선주 250만주 중 100만주는 상장 이후 1개월 보호예수에 걸려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KTB와 군공이 보유하고 있는 신주인수권증서는 현재 회사 측에서 매입 계약을 체결하는 중"이라며 "매입이 완료되면 소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AJ렌터카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나제1호PEF가 478만8300주(28.85%), 대구은행이 277만주(16.69%)를 보유하고 있다.
 
AJ렌터카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FI)들은 자발적으로 석달 간 보유 지분을 팔지 않기로 약속했다"며 "다만 자발적인 약속이라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디지탈옵틱은 투자자 랜드마크어퀴지션코리아엘엘씨의 매도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랜드마크어퀴지션코리아엘엘씨는 상장 첫날인 13일부터 23일까지 네차례에 걸쳐 25만8288주를 팔았지만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이어갔다.
 
현재 공모가와 현재가의 격차는 2%대로 공모가 대비 10%이상 떨어지지 않은 유일한 새내기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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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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