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18대 대선이 넉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제대통령'을 자임한 이 대통령의 증시 성적표가 전임 노무현 대통령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현 정부와 여당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주장한 15·16대 대통령의 재임기간 코스피는 모두 상승했지만, 현 여당이 집권한 경우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증시 성적표의 경우 향후 넉달 사이 판가름 나지만, 현재 국내외 분위기를 보면 이 대통령 퇴임 이전 2000선을 되찾는 것도 힘겨울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5000?".."2000만 되찾아도.."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 취임일인 2008년 2월 25일부터 2012년 2월까지 만 4년 동안 코스피는 1686.45에서 2019.89로 19.77%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코스피가 2000선을 하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성적은 15% 상승에 못미친다.
앞서 후보자 시절 이명박 대통령이 주장했던 발언과는 사뭇 다르다. 17대 대선을 닷새 앞둔 지난 2007년 12월14일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 대통령은 여의도 대우증권 본사 영업부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지도자를 신뢰하고 국민이 화합한다면 내년(2008년)에는 코스피지수 3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고, 제대로만 경제가 된다면 임기 내 5000포인트까지 가는 게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주식하는 사람이 행복해지도록 하겠다던 그의 말대로 주식투자자들이 행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다만 "임기 내 코스피지수를 5000포인트까지 올리겠다"는 주장이 그의 득표엔 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가 주식투자인구와 주식보유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국내 주식투자인구는 528만명으로 이는 총인구의 10.6%에 해당하고 경제활동인구의 21.2%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여당 '잃어버린 10년?'..증시만 보면 정반대
앞서 14대 김영삼 대통령이 집권했던 당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김영삼 대통령은 코스피 지수로만 보면 가장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다.
문민정부 출범 당시 코스피지수는 672.81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스피는 김영삼 대통령 집권 첫해 38.55% 상승한 이후 매년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급기야 김영삼 대통령이 5년의 임기를 마무리하고 내려올 당시 코스피는 540.89로 오히려 19.61% 하락했다. 정권 말기 불거진 외환위기가 코스피를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반대로 현 정부와 여당이 17대 대선 당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주장했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의 코스피 상승률은 월등하다.
게다가 김대중 대통령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조차 김영삼 대통령보다 나은 상황에서 시작하지 못했다. 김영삼 대통령 취임 당시 코스피는 672.81이었던 반면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모두 그 아래에서 출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려야 할 정도로 심각했던 탓에 김대중 대통령 취임 첫해 코스피는 540.89에서 498.42로 하락했지만 임기를 마무리 할 때엔 취임 직전 대비 13.94% 상승한 616.29로 마감했다.
하지만 여전히 문민정부가 거꾸로 돌려놓은 시계를 극복하진 못했다. 이에 비해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높은 코스피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2월 25일 이후 노무현 대통령 임기동안 코스피는 616.29에서 1686.45로 1070.16포인트(173.65%) 급등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현재 성적(15%)과 비교해 10배 이상 좋은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