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박근혜 "과거로 자꾸 가려고 하면 한이 없다"

"근본적으로 정치권이 미래로 나가야.. 그렇게 할 여유 있나"

입력 : 2012-08-20 오후 6:31:49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18대 대선 후보는 20일 역사논쟁과 관련, "곧 이어 후대의 심판대에 오를 우리들이 할 일이 산더미인데, 계속 역사와 과거를 가지고 할 여유가 있나. 과연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바인가"라고 부정적 속내를 내비쳤다.
 
박 후보는 이날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지명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좀 더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국민의 삶을 잘 챙기고, 희망을 드리는 것이 우리의 막중한 과제"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그것을 위해 우리가 얼마든지 힘을 합칠 수 있다"며 "과거로 자꾸 가려고 하면 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근본적으로 정치권이 미래로 나갔으면 좋겠다"며 "계속 과거이야기만 하고 있다. 옳으니 그르니 그러고 있는데, 그렇게 할 여유가 지금 정치권에 있나. 국민의 삶이란 발등에 떨어진 불이고, 너무나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많은데 거기에 정신을 쏟으면 우리 할 일은 언제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박 후보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재수를 통해 이번에 후보가 되셨는데, 후보로 선출되신 감회와 각오를 먼저 말씀하신다면.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여태까지 힘들고 어려운 고비와 과정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힘을 주시고,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당원, 국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제가 약속드린 것을 꼭 지켜야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내일부터 새누리당이 전면적인 대선캠프 체제로 전환할 것 같은데, 선대본 인선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
 
▲저는 인선작업이나 정책 등 모든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의 눈높이라고 생각을 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고, 당 지도부나 각계각층 여러분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서 결정을 하겠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선대위 구성이 되도록 할 생각이다.
 
-대선후보들을 끌어안겠다고 하셨는데, 이재오 의원이나 정몽준 의원은 경선에 함께 못했다. 그분들도 포함이 되는 것인가.
그리고 100% 대한민국이 진보도 아우르는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논란이 된 역사관 문제, 5.16이나 유신 등의 쉽지 않은 상황을 어떻게 하실 생각인지.
 
▲새누리당이 지난 두 번에 걸쳐서 문을 닫을 뻔할 정도로 위기에 처했는데, 그때 정말 국민만 바라보고 개혁을 하면서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의 삶을 챙기겠다고 하면서 다시 기회를 주시라고 호소하던 심정으로 돌아간다면 거기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가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다. 그것을 위해 저도 고민하고 그분들도 고민해서 어떤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면, 국민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당연히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생각하는 100% 대한민국은 연설에서 잠깐 언급을 했지만 대한민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라면 보수나 중도, 진보를 따질 것 없이 함께 가야하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역사이야기를 하셨는데, 현 정치권에서 곧 이어 후대의 심판대에 오를 우리들이 할 일이 산더미다. 계속 역사나 과거를 가지고 할 여유가 있나.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바인가. 좀 더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국민의 삶을 잘 챙기고, 희망을 드리는 것이 우리의 막중한 과제다. 그것을 위해 우리가 얼마든지 힘을 합칠 수 있다. 과거로 자꾸 가려고 하면 한이 없다.
 
-공천헌금 파문이 사실이라면 해당자를 엄정 처벌해야 된다고 하셨는데, 사실이라면 당시 비대위원장이셨던 박 후보님께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분명한 입장을 부탁드린다.
 
▲헌금은 아니고 개인간 금품수수에 의한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의혹이 생긴 것 자체만으로도 송구하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드렸다. 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지켜보고 있는 중이고 나중에 결과에 따라서 제가 사과할 일이 있으면 정중하게 사과를 드리겠다는 생각이다.
 
-'박근혜가 바꾸네'에서 '박근혜가 바뀌네'로 가겠다는 말이 있던데, 앞으로 어떤 바뀐 모습을 보여주실 수 있을까.
 
▲주위에서 그렇게 하면 좋겠다는 뜻으로 취재를 한 것 같다. 변하고 노력하는 것은 항상 필요하지 않겠나. 저는 어떤 경우든 국민의 삶을 제 정치의 중심에 두고 있다. 삶을 더 안정시키고 편안하고 꿈을 이루도록 하는 데 제가 바뀔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그렇게 만들겠다.
 
-5.16을 놓고 어느 역사교과서는 쿠데타라고 하고, 어느 역사교과서는 구국의 혁명이라고 한다. 아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될 지 모르겠다. 그리고 5.16을 혁명으로 개정할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하다.
 
▲5.16에 대해서 혁명이라고 교과서에 몇년 동안 나온 적도 있고, 정변이라고 한 교과서도 있고, 쿠테타라고 한 교과서도 있다. 다양하게 바뀌어 왔다. 교과서대로 학생들은 배우지 않겠나.
 
그런데 정치권에서 국민들이 저마다 생각이 다양한데, 옳으니 그르니 계속 끝이 없는 그 싸움을, 정치권에서 몰아가거나 계속 그러면 국민 분열을 시키는 것 아니겠나. 누가 강요할 수 없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해야 할 일을 뒤로 제쳐두고, 민생도 뒤로 제쳐두고 싸우니 옳으니 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후보로 확정 발표되는 순간에 누가 먼저 생각이 나셨는지. 그리고 앞으로 외연확장이 중요한데, 누구는 중도로 확장해야 된다고 하고 누구는 보수로 확장해야 된다고 한다. 이와 관련, 내일부터 당장 누구를 만나는지 일정이 있으면 알려주실 수 있나.
 
▲내일 아침 현충원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회의도 있고 일정도 있다. 자세하게 곧 알려드리게 될 것 같다. 누가 제일 먼저 생각났느냐 그러시는데, 어려운 고비마다 제가 일어서서 다시 나아갈 수 있도록 믿어주고 힘을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났다.
 
-유력한 대선주자인 안철수 교수의 행보를 어떻게 보고 계시는가. 그리고 역사문제에 대한 말이 많이 나왔는데,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과 재조사 의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안철수 원장의 행보와 그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선 제가 답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순전히 그분께서 판단하실 문제다.
 
이번에 역사문제로 또 하나 얘기가 된 것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직속 진상조사위원회에서 몇년 동안 조사를 했고, 그 전 정권에서도 했고 두 차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월간지에 증언까지 해서 소상하게 난 것을 제가 읽어본 적이 있다. 그렇게 났는데도 또 조사를 할 것이 있다면 해야할 것이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정치권이 미래로 나갔으면 좋겠다. 계속 과거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 옳으니 그르니 그러고 있는데 그렇게 할 여유가 지금 정치권에 있나. 국민의 삶이란 발등에 떨어진 불이고 너무나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데 정신을 쏟으면 우리 할 일은 언제 하는가. 건설적으로 갔으면 좋겠다.
 
-경제민주화를 많이 강조하셨는데, 야당 뿐만 아니라 여권에서도 속도조절 등 관련한 말이 많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하실 것인가.
 
▲경제민주화를 놓고 여러분들이 다양한 말씀을 했다. 이제는 후보가 됐으니까 마스터플랜을 만들어서 그것을 수렴하고 종합을 해서 밝히도록 하겠다. 토론회나 여러 기회에서 제 생각을 밝혔지만 종합적으로 생각들을 수렴해서 밝히겠다.
 
-며칠 전 독일 메르켈 총리가 대선승리를 기원하는 서한을 보냈다. 외국 총리가 대선을 앞두고 지지서한을 보내는 것이 이례적인데 어떤 인연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대선주자로서 외국에 나갈 계획이 있으신가. 마지막으로 독도문제로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는데 어떻게 풀 것인가.
 
▲메르켈 총리랑은 특별한 관계가 있고 친밀함을 느끼고 있다. 정치에서 일하는 같은 여성이라는 점도 있지만 여러 차례 그 분을 만나면서 같이 프로젝트를 하면 좋겠다고 느끼면서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을 많이 가지고 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별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서신까지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외국 정상과의 만남은 앞으로 가게 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가게 되면 각국의 지도자들과 만남을 많이 갖고 서로 친분을 나눌 것이다. 결국 외교나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니까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관심을 기울이고자 한다.
 
독도문제는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인터뷰를 하는 데 기자가 독도문제가 복잡해서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방법이 있냐고 묻더라. 그래서 독도는 한국의 영토이기 때문에 일본이 그것을 인정하면 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이 된다고 대답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일본에서 역사인식을 바르게 갖도록 촉구를 하고, 그렇게 우리가 노력을 해야되는 일 아닐까. 그게 근본적 해결이라고 생각하고, 외교공세에 철저하게 대비를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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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