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올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금액만 무려 20조원대에 이른다.
위기일수록 움츠러들기보다 투자로 돌파구를 마련해 나가는 삼성 특유의 정공법으로 풀이된다.
21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1~6월) 연구개발(R&D)에 5조7797억원, 시설설비에 13조9480억원 등 총 19조7277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금액으로는 3조5661억원, 수치로는 22% 증가했다.
연구개발비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4조9876억원) 대비 7921억원 늘어나며 15.8%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차세대 나노 반도체를 비롯해 꿈의 화질로 불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시장선도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시장 경쟁력의 절대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토대를 공고히 하면서 삼성전자는 국내 5664건, 해외 1만23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내 특허만 4894건을 확보하면서 IBM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1~2년 이내 출시상품을 개발하는 각 부문 산하 사업부 개발팀, 3~5년의 중장기 기술을 개발하는 각 부문 연구소, 미래 성장엔진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종합기술원 등 3단계의 연구개발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올 상반기에 13조9480억원의 시설투자비를 집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조1740억원)에 비해 2조7740억원(24.8%) 늘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에 9조6941억원, LCD에 2조6026억원, 기타 1조6513억원을 투자했다. 반도체에 있어선 기존 생산라인을 고도화하는 한편 신규 라인 증설에도 힘썼다. LCD에 연이은 투자 역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대규모 투자가 집중된 반도체의 경우 경쟁사 간 치킨게임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업황 호전 시 넘볼 수 없는 기술력과 생산량으로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25조원 수준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11조원가량의 설비투자가 뒤따를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내 투자가 앞당겨질 경우 총 시설투자 금액은 계획된 25조원을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