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빠른 속도로 경제가 장하고 있는 중국에 한류바람이 거세게 일면서 중국의 '큰 손'들이 한국으로 몰려 오고 있다.
국내 유통기업들은 중국인 유치를 위해 위안화 결재가 가능한 시스템도 구축하고,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비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류의 힘'..한국 방문자 20년 만에 49배↑
24일 정부 등에 따르면 수교 첫 해인 지난 1992년 13만명 수준이던 양국 방문자 수는 중국이 1998년 우리나라를 자유여행 대상국으로 정하면서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주중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2011년 양국 방문자수는 1992년에 비해 49배 증가한 640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7월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은 102만명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 통계 역사상 처음으로 월 방한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중국이 경제 성장에 따른 자본력 확보로 정부의 통제가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중국의 인적 교류가 본격화 된 것은 수교 후 2년4개월이 지난 1994년 12월 양국 간의 '하늘 길'이 열리면서부터다. 지난 2001년 인천공항이 개항하면서 수교 당시보다 150배까지 교류가 늘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 결과 중국 관광객은 서울 등 수도권을 주로 찾았고, 한국인들은 산둥성 중심의 동쪽 지역을 관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 간 유학생 규모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에 온 중국인 유학생은 2001년 5607명에서 2010년 5만7783명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70%가 중국에서 온 셈이다.
중국에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도 2001년 1만6000여명에서 2010년에 6만4000여명으로 4배 증가했다.
◇한류로 유입되는 '큰 손' 중국인을 잡아라
중국인들이 지난1990년대부터 한국을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한 것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음악의 인기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서울 종로에서 '움직이는 관광안내소' 역할을 하고 있는 박 모양(22세)은 "중국에서 반영된 드라마나 영화에 나온 곳이 어딘지 묻는 중국인들이 많아 한류의 영향력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의 방한이 급증하면서 쇼핑도 덩달에 호조세다. 중국 최대 신용카드인 은련카드의 한국 내 결제금액은 최근 5년 사이 65배 증가했다.
면세점은 중국인 한 명당 쇼핑 규모가 100만원 내외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유통업계도 중국 관광객의 요구와 수요에 맞춰 변신하고 있다. 명동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위안화를 받기 시작했다. 또 화장품가게를 찾아 제품을 대량 구매하는 중국인들로 명동거리는 프랜차이즈 화장품 가게가 곳곳에 들어 섰다.
명동에서 화장품 가게를 하고 있는 조 모씨(52세)는 "중국인들의 관광 코스 중 하나가 명동의 화장품 가게를 방문하는 것인데 올 때마다 대량 구매해 간다"며 "이 때문에 최근 화장품 가게가 끊임없이 들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장기간 끌기 위해서는 도심내 부족한 숙박시설과 안내판 부족 등 편의 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서울을 찾은 타카시 기모토(29세)씨는 "한국 친구들이 많아 서울에 매년 오고 있는데 올 때마다 숙박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며 "길에서 일본어로 안내해 주는 사람들이 있지만 일본인 특성상 안내판을 더 편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다양한 관광 콘텐츠 및 프로그램 개발·홍보 ▲입국 편의 증진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 ▲양국 지방 간의 관광 교류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앞으로는 한중교역과 더불어 한중간 전략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데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