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부품고장으로 보기엔 너무 불안한 원전 '안전성'

올 들어 벌써 5번째 가동 중단.."핵심부품 이중화 필요"

입력 : 2012-08-24 오후 6:54:16
[뉴스토마토 오세호기자]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름철 전력 수요가 몰리는 7월 말부터 한 달 사이 3번째며, 정전으로 가동을 중단한 고리원전1호기를 포함하면 올 들어 벌써 5번째다.
 
◇원전, 올 들어 벌써 5번째 가동 중단
 
24일 지경부 등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 23일 오후 6시41분쯤 부품 오작동에 의한 원자로 정지신호 때문에 울진원전 1호기 가동이 중지됐다.
 
울진원전 1호기는 지난 1988년 9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95만kW급 가압경수로형 원전으로 국내 발전 설비용량(8155만kW)의 1.16%를 생산하고 있다.
 
한수원은 터빈에 증기를 공급하는 밸브의 오작동으로 인해 발전이 정지된 것으로 보인다며, 방사능 외부 누출 등 안전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이어 가동이 멈춰지는 원전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는 실정이다.
 
전력난도 문제지만, 일본의 원전사고를 경험한 후의 두려움도 적지 않다.
 
◇ 지난 23일 울진원전 1호기가 부품 오작동 문제로 가동을 중지했다.
 
◇"잦은 고장 부품관리 자체에 문제" 지적
 
울진원전 1호기 가동 중지는 지난달 30일 냉각펌프 이상으로 멈춘 영광원전 6호기(100만kW급)와 영광원전 2호기(95만kW급), 그리고 제어봉제어계통의 부품 고장으로 가동을 멈춘 신월성원전 1호기(100만kW급)에 이어 4번째다.
 
지난 3월 고리원전 1호기가 정전사고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가동을 멈춘 것을 포함하면 올 한해만 벌써 5번째 원전 가동중지다.
 
단순한 고장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번 울진원전 1호기 가동중지는 지난 19일 100만kW급 신월성원전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지 한달도 안 돼 가동을 멈춘지 4일만에 발생한 것으로, 원전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원전 가동이 멈춘 사례는 총 45건으로 지난 2006년과 2007년 각각 11건과 12건을 기록했고, 2008년 7건, 2010년 2건으로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다시 7건으로 늘어났다.
 
이 중 신월성원전 1호기 사고를 제외한 사례는 대부분 부품고장이 원인이었다.
 
지난 5년간 울진원전 1호기는 부품 고장으로 4번 가동중단됐고, 영광원전 6호기와 2호
기는 각각 2번과 3번 부품고장으로 멈춰섰다.
 
울진원전 1호기는 지난해 발전소 내 보조보일러 성능시험 과정에서 증기를 물로 환원시키는 복수기 이상으로 가동이 정지됐으며, 월성원전 1호기는 지난 1월 원자로 냉각재 펌프문제로 가동이 정지됐다.
 
영광원전 6호기와 신월성원전 1호기도 각각 핵제어봉 구동장치와 원자로 출력 제어계통 부품문제로 가동이 중단됐다.
 
지난 3월 정전사고와 은폐사건이 발생한 고리1호기도 비상디젤발전기 내 공기공급장치인 솔레노이드 밸브가 문제를 일으킨 데 따른 것이다.
 
한수원측은 부품고장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에는 부품 200만~300만개가 들어간다"며 "자동차도 돌아가다 보면 부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처럼 부품이 많아 작은 문제만 생겨도 멈춰서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의 노후화나 부품 관리체제의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수원의 부품관리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원전에 들어가는 부품은 한수원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준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입 핵심부품 검사를 강화하고 핵심부품을 이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품검사 강화를 통한 품질개선으로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핵심부품을 이중화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가동을 멈추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찬오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현재 원전 사고는 수입산이 대부분인 핵심부품에 대한 검사와 핵심푸붐의 이중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 때문"이라며 "사고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품질개선과 함께 핵심부품을 이중화시켜 사고가 발생해도 가동에 문제가 없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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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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