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로 정신적 손해를 배상받은 피해자에게 국가가 재산상 손해까지도 추가로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재판장 이창형)는 30일 '인혁당 사건' 피해자 이모씨(63)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이씨에게 5억64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중등교사의 정년이 만 62세인 점을 감안해 이씨가 1981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30년 넘게 근무한 것으로 가정해 손해배상액을 추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불법행위가 없었다면 1981년 교사로 임용되어 교직에 종사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국가배상법 제2조에 따라 피고는 이씨가 입은 일실수입 상당의 재산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씨가 재심판결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기까지 오랜기간 신체적·정신적·경제적 어려움을 당해왔으며, 사회적으로는 정치범으로 낙인돼 고립과 냉대를 겪어야 했던 점을 고려했다"며 "이 사건 피해를 당한 이씨를 보호할 필요성이 큰 반면, 국가가 채무에 대한 이행거절을 인정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고 불공평하다"고 설명했다.
인혁당 사건은 지난 1975년 4월 북한의 지령을 받아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민청학련'을 조종하고 국가를 전복하려 했다는 혐의로 25명이 기소돼 8명이 사형을, 17명이 무기징역과 실형을 받은 사건으로 유신체제의 대표적인 공안조작 사건으로 꼽힌다.
이씨는 그 해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만기 출소했으며, 2009년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에서 5억8000여만원을 배상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