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2개월째 1%대..9월은 '어쩌나'(종합)

입력 : 2012-09-03 오전 11:47:31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두달 연속 1%대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향후 물가상승의 우려는 오히려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워낙 높았던 물가의 기저효과의 영향이 큰데다 최근 발생한 태풍피해 등이 8월 물가지표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2%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 7월 1.5% 상승에 이어 두달연속 1%대 상승률이며, 2000년 5월 1.1% 이후 12년만에 최저상승률이다.
 
정책효과로 보육시설이용료가 전년동월대비 -34.0% 하락하고, 학교급식비 -19.1%, 유치원납입금 -11.1% 등이 하락한 것이 물가안정을 이끌었고, 돼지고기값도 전년동월대비 -16.1% 하락했으며, 토마토(-30.9%), 무(-46.8%) 등도 작년 8월보다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8월 물가지표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전월대비 상승률을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8월 물가상승률이 4.7%로 워낙 높았기 때문에 상대적인 기저효과가 너무 커서 1년전보다는 한달전과 비교하는 것이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8월 물가는 전월인 7월 대비로는 0.4% 상승했다. 올해 물가의 전월대비 상승률이 3월 -0.1%, 4월 0.0%, 5월 0.2%, 6월 -0.1%, 7월 -0.2%로 낮거나 마이너스였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큰폭의 상승률이다.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전월대비 4.6%나 상승했다. 신선채소는 전달보다 8.0%나 뛰었고, 신선과실도 전월대비 5.7%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수박이 전달보다 55.4%, 양상추는 90.0%나 급등했으며 시금치는 64.2%, 오이가 33.8%, 상추 24.4%, 배추 15.7% 등 대부분의 신선채소와 과일이 크게 올랐다.
 
문제는 8월 소비자물가에 최근 있었던 태풍과 호우피해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안형준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8월 물가조사 이후에 태풍이 왔기 때문에 태풍의 영향은 조사결과에 반영이 되지 않았다"며 "(태풍 이후의 상황을) 간단하게 확인해 봤는데 호박 등 채소류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 그런 것들이 반영되면 9월 물가는 농산물쪽에서 많이 오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물가조사는 공업제품이나 서비스, 전시·수도요금 등은 월 1회 조사하지만, 농축수산물과 석유류의 경우 매월 5일과 13일, 23일이 껴 있는 주중 하루씩 세번을 조사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오기 직전에 조사가 이뤄졌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과거 사례를 볼 때 태풍 매미 이후인 2003년 9월에 전월대비 0.9%까지 물가가 폭등했고, 2007년 태풍 곤파스가 휘몰아친 이후에도 물가가 전월대비 0.8% 뛰었다.
 
국제유가와 최근에 오르기 시작한 공산품 물가도 아직 반영되기 전이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분이 국내에 아직 덜 반영된 상황이고, 특히 LPG(액화천연가스)의 경우 상승분이 다음달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국제곡물가 상승 등 원가부담으로 최근 인상된 참치캔과 라면 등 공산품가격도 이달 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8월 소비자물가와 관련해 "소비자물가가농산물, 석유제품 가격상승에도 공업제품이나 서비스가격 안정세,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1%대 상승률을 지속했다"면서도 "그러나 9월 이후 태풍의 영향에 따른 농수산물가격 상승, 국제곡물가격 상승세 등 물가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태풍의 영향으로 과수 낙과, 양식어류 폐사 등의 피해가 발생해 추석을 앞두고 일부 성수품의 수급불안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곡물가격 급등도 4~7개월시차를 두고 가공식품과 사료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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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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