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은 단식·혁신계는 탈당·구 당권파는 단결..'요지경' 통진당

3일 최고위까지 혁신재창당 합의 못해.. 향후 전망도 '암울'

입력 : 2012-09-03 오후 1:11:33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 돌아가는 모양새가 그야말로 어수선함을 넘어서서 '요지경'이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는 3일 "국민들과 당원들께 석고대죄하고 백배사죄하는 마음"이라며 "지금 이 순간 단식으로 속죄하는 기간을 보내고자 한다"고 단식을 선언했다.
 
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아무런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 모든 부분에 대한 책임을 제가 짊어져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의 단식 선언은 ▲구 당권파의 백의종군 ▲5.12 중앙위 폭력사태 사과 ▲이석기·김재연 의원 자진사퇴를 조건으로 한 혁신재창당 제안이 구 당권파로부터 거절됨에 따른 것이다.
 
1일 있었던 당내 의견그룹 비상연석회의에서도 그랬고, 이날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합의점 도출이 불가능한 까닭에 당 대표로서 '식물정당'으로 전락한 현실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한편 참여계의 천호선 최고위원은 "이제 과연 시간이 남았는지 의문"이라며 "국민들은 이미 기대를 접었다. 관심조차 없다. 당원들도 이제 거의 포기했다"고 현재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천 최고위원은 "이제 진보정치의 불씨를 살려낼 마지막 방안이 무엇인지 당원 개개인이, 그리고 각각의 정치적 주체가 판단하고 결단하고 행동하는 것만 남았다"며 "더 이상 기대한다는 것은 국민을 더욱 실망시키는 일이고 우리 모두를 좌절의 나락으로 떨어트릴 뿐이다. 이제 결단을 내리고자 한다"고 탈당을 예고했다.
 
인천연합의 이정미 최고위원도 "어느 누구도 선택하고 싶지 않았던 길로 수많은 당원들이 내몰리고 있다"며 "당의 지도부이자 최고위원으로서 더 이상 당원들께 아무 것도 해드릴 수 없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이겠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최고위원은 "소중한 당원들이 선택하고 싶지 않았던 길로 내몰리고 있는 이 상황에 함께 서는 길 밖에 없다고 저는 판단했다"며 "그 당원들을 소중히 안고 진보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면 거기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에 구 당권파인 유선희 최고위원은 "이석기·김재연 의원 사퇴 문제는 그동안 당내 절차를 밟아왔고 의원단에서 최종 제명을 부결했다"며 "이 상황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당을 정상화하고, 정말 진보정당의 본래 임무인 노동자·농민·서민을 위한 진보정당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하자"고 호소했다.
 
유 최고위원은 "의견이 다르다고 함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당원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진보정당의 분열은 안 된다고 하는 그 뜻이 지도부의 뜻으로 모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구 당권파와 보조를 맞춰온 민병렬 최고위원은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거 아니냐는 기류가 많다고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저는 지금 시기 해법이 중앙위 개최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민 최고위원은 또한 "혁신모임으로 대표되는 분들이 분당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한다"며 "중앙위원회를 열고, 중앙위원회를 통해서 머리를 맞대고 말씀을 나누고 그렇게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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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