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해고일자 빠트린 해고통지서는 무효"

입력 : 2012-09-03 오후 2:30:00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해임처분을 통보할 때 '해고사유'만 명시한 채 '해고시기'를 적지 않았다면 절차상 위법해 해고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강민구)는 강모씨가 한국전력(015760)공사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 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의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해 근로자가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라며 "'해고시기'는 해고의 효력을 발생시키고자 하는 시기이고, 적어도 연원일을 기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씨에 대한 해임처분장 말미에 적힌 날짜는 한전이 강씨를 징계해임하기로 결정한 일자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고사유만 명시하고 해고시기를 적지 않은 강씨에 대한 징계해임은 절차상 위법해 해고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전북 지역에 태풍 '뎬무'의 영향으로 낙뢰를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예상되자 지난 2010년 8월 13일부터 3일간 비상발령을 내렸다. 그런데 이 지역본부장인 강씨는 이 기간동안 보고 없이 휴가를 떠나면서 직원들과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2004년 한전은 근태관리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1직급, 처(실)장, 1·2차 사업소장이 해외휴가를 갈 때는 사전에 사업총괄본부장의 승인을 받도록 했는데 이걸 어긴 것이다.
 
한전은 같은 해 11월23일 "사업총괄본부장의 승인을 받지 않고 휴가를 다녀왔고, 태풍 때문에 비상발령이 내려진 시기에 직원까지 동반해 해외여행을 갔다 온 비도덕적 행위를 했다"며 강씨를 징계 해임했다. 이후 강씨는 "징계해임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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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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