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양승태 대법원장, 김황식 국무총리, 김능환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양건 감사원장, 국무위원과 동료의원 여러분,
먼저 연이은 태풍으로 피해를 당하신 국민 여러분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농어업인과 영세상공인 여러분에게 충심으로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피해 복구를 위해 땀 흘리는 공직자와 군 장병, 그리고 자원봉사자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국민들의 피해와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에 최선을 다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오늘 19대 국회 첫 정기회를 시작했습니다. 정말로 뜻 깊은 날입니다. 이번처럼 복잡하고 어려움이 중첩된 상황에서 열린 정기국회도 아마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과반정당이 없는 가운데 우리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국회 스스로 정한 국회선진화법을 실천하는 첫 정기국회이기도 합니다. 이번 국회는 현 정부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국회가 될 것입니다. 민생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치권은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참회는커녕 터무니없는 도발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습니다. 동북아 전체의 정세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국민과 역사 앞에 우리는 역대 그 어느 국회보다 무거운 마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에 대해서 지금 국민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일부 우려대로 식물국회가 될 것인지, 아니면 기대와 다짐대로 선진국회가 될 것인지, 국회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여야를 떠나 우리는 당연히 선진국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어느 누구도 19대 국회는 출발부터 식물국회였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습니다.
첫 정기국회를 여는 이 엄숙한 자리에서 우리는 지난 총선 당시 심정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예외 없이 정치쇄신을 국민에게 약속했습니다. 특권은 내려놓고, 법과 원칙은 국회부터 지키고, 국익과 민생을 위한 대화와 타협에 절대로 인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마음을 잘 간직한다면 19대 국회는 대한민국 의정사를 다시 쓸 수 있을 것으로 저는 확신합니다.
국회의장에 출마하면서 제가 국민 앞에 약속한 것이 있습니다. 여당에는 한 번 묻고, 야당에는 두 번 묻겠다, 그리고 국민에게는 세 번 묻겠다, 저는 이렇게 다짐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또 하나 있습니다. 지난 30여 년에 걸쳐 6선 의원이 되기까지 저는 국민에게 칭찬받는 국회를 소망해 왔습니다. 국회의장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이것을 꼭 실현해보고 싶습니다.
이 자리에서 의원 여러분에게 한 번 더 간곡히 당부 드리고자 합니다. 야당은 한 발 물러서서 양보하고 타협하는 미덕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여당은 두 발 물러서서 야당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정신을 가져주기 바랍니다. 이것이 바로 국민이 원하는 국회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19대 국회 4년이 이번 정기국회에 달려 있습니다. 일부 우려는 기우였다는 것이 의정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최선을 다 할 것을 다짐합시다.
의원 여러분,
지금 민생이 매우 어렵습니다. 국회의장이 새삼스럽게 말씀드릴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더 걱정인 것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어렵고, 내년보다는 내후년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국민 다수가 본격적인 저성장 위기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민생을 먼저 챙겨야 합니다. 이것이 국회의 1차 책무입니다. 그 중에서도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문제는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물가안정에 도움이 될 사안에도 지체 없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정부의 잘못하는 일과 잘못된 인식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제대로 된 분석과 진단 위에서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경제민주화는 이제 시대의 핵심과제가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부분은 앞으로 시간을 갖고 해나간다 해도, 이번 회기 내에, 금년 안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반드시 차질 없이 해내야 합니다. 국민의 지지가 없는 정책은 성공할 수 없고,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 기업은 장래가 없습니다. 이것이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는 근본정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국회가 국민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희망의 불씨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에게 당부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현 정부의 국정을 잘 마무리해야 합니다. 동시에 여러분은 차기정부가 효율적으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서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충분한 국회의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정부의 업적을 내세우려 하거나, 혹은 실책을 감추려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내세우려 한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고, 감추려 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 평가받을 것은 평가 받고 지원 받을 것은 지원 받는다는 각오로 국정에 임해주기를 당부합니다.
의원 여러분,
국무위원과 내빈 여러분,
우리에 대한 일본의 조직적인 도발과 도전, 삼성과 애플 간의 미국법원 소송, 그리고 최근 국내외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애국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의 애국심이 정파적 이해관계로 인해 가려지거나 퇴색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애국심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세력까지 있습니다.
아무리 국경 없는 세계를 외쳐도 애국심은우리를 지탱해 주는 힘의 원천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많이 힘듭니다. 우리 국회가 고단한 국민들에게 희망을 만들어 드립시다. 헛된 일로 싸우지 말고 힘과 지혜를 모아봅시다.
대통령선거는 대통령선거, 국회는 국회입니다. 100일 후에 국민들로부터 ‘국회가 정말 열심히 했다’는 평가를 받읍시다. 여러분에게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에 대한 유형무형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겨내야 합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애국심과 결속이 필요한 때입니다.
국회는 분명히 달라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일할 것입니다. 국회를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