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금융위원회가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의 대주주를 일본 대부업체인 J트러스트로의 변경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상황에서 대형저축은행의 매각이 불발될 경우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등의 부담 때문이다.
6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J트러스트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여부에 대한 최종 확인 절차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1일 J트러스트로의 일본내 자회사인 KC카드로부터 대주주 변경 신청을 받고, 일본 금융감독청에 대주주·지주회사·자회사의 출자 및 투자관계와 위헙행위 조회를 요청한 상황이다.
J트러스트는 일본 최대 대부업체 다케후지와 국내 네오라인크레디 대부업체를 자회사로 가지고 있는 지주회사다. 또 KC카드 등 카드사를 자회사로 가지고 있으며 지방은행을 관계사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미래저축은행 인수자로 내세운 일본 내 카드사인 KC카드, 지주회사인 J트러스트, 일본인 대주주인 후지사와 노부요시 등이 조회 대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본 금융회사가 국내 저축은행 인수신청을 했기 때문에 일본 금융감독청에 결격 여부에 대한 조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일본 금융감독청에서 조회 결과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회결과에 대한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이상 미래저축은행 대주주 변경 승인은 곧바로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 대부업체가 인수하는 것이어서 부정적인 시각이 있음에도 금융당국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절차 상의 시간이 필요할 뿐 가급적 빨리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법령상의 진입요건이 있기 때문에 자격만 갖추면 대부업체도 (저축은행 인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이 같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은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미래저축은행 자산규모는 1조7594억원, 계약이전 예상 자산규모는 4750억원이다.
미래저축은행이 매각이 안될 경우 예보에서 수천억원대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현재 예보의 구조조정 특별계정이 바닥인 상황이어서 추가 자금이 들어갈 경우 정부 재정 투입은 불가피해진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 15조원은 은행·생명보험·손해보험 등 6개 금융업권이 연간 각각 예금 보험료를 일정부분씩 갹출해 마련했다.
오는 2026년까지 매년 특별계정에 적립될 총 15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기금은 이미 지난해 두차례의 구조조정을 거쳐 15조7000억원을 써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 시한을 2031년으로 5년간 연장해 5조~6조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18대 국회에서 상정되지도 못하고 폐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달 열리는 19대 정기국회에 올린다는 계획이지만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보기금이 바닥이 난 상황에서 대형사 정리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구조조정에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할 상황이 된다”며 “큰 문제가 없는 이상 대주주 변경을 승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판단했다.
미래저축은행 대주주 변경승인은 내달안에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 대주주 변경 승인은 평균 67일 정도 걸린다”며 “대주주 변경 승인요청을 받은 지 10일밖에 되지 않지만 가능하면 빠르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