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지속된 변동장세속에 이달들어 투자리포트를 작성하는 증권사들의 투자판단이 상당히 위축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에프엔가이드 등에 따르면 이달들어 6일까지 발표된 총 292개 기업분석 리포트 중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가 제시되지 않은 리포트는 전체의 23.9% 수준인 70개로 집계됐다.
지난 7월초부터 이날까지 발표된 총 5389개중 투자의견이 없는 리포트가 691개로 12.8%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이달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상반기 총 1만3488개 리포트중 15.0%인 2029개가 투자의견을 제외했던 것과 비교해도 너나할 것없이 투자의견을 제시하는데 크게 주저하는 모습이다.
투자의견 제외 리포트 증가에 대해 증권사의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은 해외발 위기해소 가능성이 여전히 낮은데다 하반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마져 높아지며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도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 기업에 대한 투자전망을 단기적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증권사들로서도 위험부담이 있는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잇따랐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최근 미국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며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이날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발표도 예고를 통해 위기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데 실패할 것으로 보여지는 등 글로벌 환경이 여전히 좋지않은 상황에서 의견을 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국내적으로도 금리인하 가능성이 겹치며 내달까지 변동성 확대는 여전히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 전체적 부진이 예고되는 상호한 업체별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감안할 때 단순히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의미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의견을 배제함으로써 오히려 기업별 꼼꼼한 밸류에이션 평가를 제공해 투자자들이 개별적인 투자판단을 내리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부분 매수의견만 제시하던 국내 증권사들로서는 예측불가능한 장세속에 무리한 매수나 매도 의견을 내기도 어려운 딜레마에 빠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