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올해 기업들의 외부감사 수임료가 표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지만 실질적으로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일, 안진, 삼정, 한영회계법인 등 4대 회계법인의 점유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외부감사 대상기업의 평균 자산규모는 지난해 2120억원에서 올해 2162억원으로 2% 증가했지만, 평균 감사수입료는 2770만원에서 278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0.4% 늘어나는데 그쳤다.
상장법인의 경우 평균 감사수입료는 5.1% 증가했지만 평균 자산규모 증가율(8.5%)이나 감사투입시간 증가율(22.3%)에 비해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실직적인 감사수임료는 감소했다.
비상장법인의 경우 평균 자산규모는 0.7% 감소했고, 평균 감사수임료 역시 1.0% 감소했다. 이는 자산규모 500억원 미만인 외부감사대상 비상장중소기업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대 회계법인의 점유율은 소폭 감소했으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외부감사 시장에서 4대 회계법인의 점유율은 23.5%에서 23.1%로 0.4% 감소했으나, 상장법인에 대한 점유율을 지난해보다 1.5% 증가해 4대 회계법인 선호현상을 지속했다.
감사수임료 기준으로 보면 4대 회계법인의 점유율은 지난해(49.7%)와 비슷한 수준으로 49.6%를 기록했다. 상장법인 점유율은 75.4%, 비상장법인 점유율은 37.5%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유선임제 하에서는 감사수임료 협상력 측면에서 기업이 감사인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며 "기업의 저가수임료 요구 관행과 감사인간의 과당경쟁 현상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감사환경 악화가 지속되면 장기적으로는 감사인이 감사투입시간을 축소하고 감사품질이 저하돼 부실감사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감사계약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